롯데가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늘리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브랜드, 디자인, 정보기술(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최근 새 브랜드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를 선포하고 미래형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IT 기반의 차세대 미래 먹거리, 친환경 사업 확대 등 새로운 롯데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먼저 롯데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 진출해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 롯데는 그룹이 보유한 지상교통, 관광, 쇼핑 인프라와 항공 교통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에서 UAM을 타고 잠실 ‘버티포트’에서 내린 승객이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자율주행셔틀로 환승해 호텔이나 쇼핑몰로 이동하는 것을 현실화하겠다는 목표다. 롯데가 보유한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등 다양한 지상 인프라가 UAM 버티포트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 모비우스에너지, 인천시 등과 7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실증 비행을 시작해 다른 컨소시엄보다 1년가량 빠른 2024년 상용화 비행을 목표로 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함께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신개념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한다. 롯데정보통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그룹 최초로 참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반 메타버스를 선보였다.
현실감을 느끼기 힘든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실사 촬영 기술, 실제 촬영과 그래픽을 위화감 없이 합성하는 가상현실(VR) 합성 기술, 사용자가 VR 영상 속 물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딥-인터랙티브’ 특허 등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롯데정보통신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상융합세상의 미래를 선도해나간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 또한 이번 롯데그룹 CES 전시 부스를 통해 버추얼 피팅룸과 메타버스 콘서트 두 가지 콘텐츠를 선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며 여행과 리테일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버추얼 피팅룸은 소비자가 가상 쇼룸에서 가방, 셔츠, 바지 등 원하는 아이템을 선택해 실제 입어보지 않고도 체험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롯데면세점은 아크메드라비, 널디, 만다리나덕 등 한국 스트리트패션을 대표하는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가상 쇼룸에서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추후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면세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초현실적인 ‘메타버스 콘서트홀’을 구현해 소비자 체험형 콘텐츠도 선보였다. 가상 무대 위 가수의 모습을 다양한 시점에서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여한 고객들과 대화하고 응원 동작을 함께하는 등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