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물류비·전기료·금리까지 안 오른 게 없다"

입력 2022-01-16 17:58
수정 2022-01-17 01:32
중소 제조업체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고삐가 풀린 원자재 가격 상승세,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에 이어 앞으로도 금리 및 전기요금 인상 등의 악재가 예고돼 있어서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영계획 수립 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판매원가 상승’(59%, 복수응답)을 꼽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달 종업원 5인 이상 중소기업 580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실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원유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원유는 지난 14일 배럴당 83.8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작년 11월 9일(84.15달러)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원자재인 비철금속 가격도 급등세다. 지난해 런던금속거래소(LME) 6대 비철금속 평균 가격은 모든 품목이 전년 대비 최저 20.9%에서 최고 87.7%까지 뛰었다. 주석 가격(전년 대비 87.7% 상승)이 가장 많이 올랐고, 알루미늄합금(61.2%) 구리(51.0%) 알루미늄(45.4%)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업계는 올해 전기요금을 5.6% 수준 인상하는 정부 방침에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생산원가에서 전력 비율이 높은 도금, 주물 등 뿌리산업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금속 열처리는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라며 “뿌리산업만이라도 (예외 규정을 적용한)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 중소기업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연 3.3%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대비 0.16%포인트 뛰었다. 2020년 12월 금리(연 2.89%)와 비교하면 0.41%포인트나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세 차례 이어졌던 코로나19 피해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까지 3월 만료되면 휴·폐업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화성의 플라스틱 압출 업체 대표는 “원료 가격은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30% 이상 뛰었고, 유류비부터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는데 납품 가격은 오르지 않아 샌드위치 신세”라며 “영업이익률은 3~4%로 대기업 절반인데 더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하소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