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Fed) 이사 3명을 지명했다. 내정자 중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교수가 상원에서 인준을 받으면 Fed 108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라는 기록을 세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세라 블룸 래스킨 전 재무부 부장관을 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쿡 교수와 필립 제퍼슨 데이비드슨칼리지 교수를 Fed 이사에 각각 지명했다.
쿡 내정자는 흑인 여성, 제퍼슨 내정자는 흑인 남성이다. 내정자 전원이 상원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넘으면 Fed 이사진 중 여성은 4명(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내정자, 래스킨, 쿡, 미셸 보먼 이사), 흑인은 2명(쿡, 제퍼슨)이 된다.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Fed 이사진에 진입하는 사례(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역사상 전례 없는 다양성을 보여줄 지명”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Fed는 이사 대부분을 백인 남성으로 구성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흑인 인권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난 쿡은 UC버클리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다카르대에서 아프리카 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했다. 제퍼슨은 학계에서 오래 활동하며 노동시장과 빈곤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제퍼슨이 상원을 통과하면 흑인 남성 Fed 이사로는 네 번째가 된다.
래스킨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0~2014년 Fed 이사, 2014∼2017년 재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금융 규제와 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로 진보적 색채가 강한 인물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대표적 은행 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법 입안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스킨이 맡게 될 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은행 시스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의 배우자는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한편 Fed의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점진적 금리 인상 시작 결정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3월부터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