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메콩 5개국’에 빗물을 먹을 수 있는 물로 만드는 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16일 최근 외교부로부터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빗물 식수화 시설을 짓는 사업인 ‘메콩 프로젝트’를 승인받았다. 이들 국가는 깨끗한 물이 부족한 나라다.
서울대는 우선 농촌 지역의 병원·학교 등에 빗물 식수화 설비를 세우기로 했다. 이 시설은 20㎡ 규모로, 빗물을 활용해 음용 기준에 적합한 식수를 하루 1L 이상씩 500명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인공적인 화학 처리법을 쓰지 않고 빗물 속의 못 먹는 입자가 자연 침전하도록 설계됐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국가 전역에 공동체 기반의 빗물 식수화 시설을 건립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민간·공공 파트너십 기반의 재무 모델도 제안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전체적인 구성과 기술 개발은 ‘빗물 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사진)가 맡았다. 한 교수는 “세종대왕 시기에 만든 측우기를 빗물 식수화 시설과 함께 보급하려고 한다”며 “따뜻한 지원과 함께 한국의 과학과 역사도 확산하는 ‘빗물 한류’가 목표”라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