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9억 아파트, 겨우 청약 당첨됐는데 돈이 없다면?" [집코노미TV]

입력 2022-01-16 11:44
수정 2022-01-16 15:11

▶전형진 기자
청약에서 가장 중요한 게
그 집이 얼마인지가 아니잖아요
내가 얼마를 내면 되는지가 중요하지
그쵸?


오늘은 자금조달 문제 짚어볼게요
먼저 분양가를 10등분해서 계산하는 습관을 가져야 돼요
만약 9억짜리 아파트다
그러면 9000만원씩 10개로 쪼개서 생각하란 거예요
왜 그러냐면
분양대금은 보통 10% 단위로 납부를 해서 그래요

이 아파트 내 돈 얼마들까요
2억대도 돼요
왜 그런지는 들어보세요


일단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 형태예요

여기서 계약금 20%라는 건
분양가의 20%
당첨일부터 한 달 안에 20%를 내는 건데
아까 10등분해서 9000만원씩 계산하라고 했잖아요
곱하기 2면 1억8000만원을 한 달 안에 내야 하는 거예요

내 능력으로 감당 가능한 집이냐
이건 사실 계약금 규모에서 필터링이 한 번 됩니다
보통 여기선 대출이 안 들어가니까 자기 돈으로 내거든요
그래서 내가 계약금을 낼 만큼의 여유자금도 없다
그러면 내 집이 아닌 거예요
들어보면 알아요


그래서 이렇게 계약금이 20%가 아니라
10%인 집들도 있긴 있어요
초반에 자비 부담이 확 줄겠죠
옛날엔 이런 아파트가 더 많았어요
..지금은 아니란 소리예요


자 계약금 냈어요
1억8000만원 영끌했어요
이제 중도금 내야죠
여기부터 진짜예요
계산을 해야 돼요
나 문과다
그럼 뒤로가기..


중도금은 보통 분양가의 60%를 내는데
이걸 한 번에 다 내는 게 아니라
6번에 나눠서
그러니까 10%씩 6번 내는 거예요
이 주기가 4~5개월이에요
아파트 하나 짓는데 보통 2년 6개월 걸리니까
5개월마다 한 번씩 총 6차례면
5x6=30개월 딱 맞죠

근데 5개월마다 9000만원씩 낼 수 있으세요?
그래서 여기서부터 대출이 나와요
중도금대출
근데 이제 어려워요
문과 뒤로 가세요..


자 문과 다 갔죠?
기억하세요
9억
내가 분양받는 주택형이 9억을 초과한다
그럼 중도금대출 안 나와요
물론 시행사보증 이렇게 해서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한데
많진 않아요
거의 없어요


내가 분양받는 주택형이 9억 이하다
그럼 나오겠죠
근데 얼마가 나오냐 이거예요
투기과열지구면 분양가의 40%
조정대상지역이면 50%
원래 기준이 더 있는데
지금은 중도금대출만 설명하는 거니까 일단 넘어가는 거예요
시비 걸지 마세요


제가 아까 분양가를 10등분해서 생각하라고 했잖아요
이 9억짜리 아파트가 조정대상지역에 있어서
대출이 분양가의 50% 나온다는 건
중도금 6번 중에 5번은 대출로 충당이 된다는 얘기예요


그럼 남은 한 번은?
첫 번째 시나리오는 내 돈으로 마저 내는 거예요
9000만원
아까 계약금 1억8000만원 내 돈으로 낸 것까지 합치면
분양가 9억 중에 2억7000만원을 자납한 거죠


첫 번째 시나리오가 내 돈으로 내는 거면
두 번째 시나리오는 뭘까요?
연체하는 거예요
돈이 없잖아요
근데 중도금대출 안 내면 계약 해지되지 않나요?


보통 이래요
3회 이상 연체할 경우
근데 우리는 한 번 연체하는 거지
3회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일단 안 내고
연체이자만 내면서 버티는 거예요


그러다 입주일이 되면 잔금을 내야하는데
이게 또 1억8000만원이에요
중도금대출 낼 돈도 없는데 이걸 또 어떻게 내냐

자 이때 잔금대출을 받아요
잔금대출을 받아서 아까 그 중도금대출 밀린 것까지 막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대환 개념이에요
대출로 대출 막기

아니 잔금대출도 LTV 50%는 똑같은데
어떻게 중도금 밀린 것까지 다 막냐
한도가 늘어나냐
..늘어납니다

중도금대출은 집단대출이어서
분양가를 기준으로 50%를 대출해줬지만
잔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에요
분양가가 아니라 시세 대비 50%를 해줍니다

방금 9억에 분양한 아파트가
입주할 때 시세 14억이 됐다고 해보죠
50% 계산하면 7억원의 잔금대출이 가능한 거죠


그럼 일단 중도금대출 5번 빌렸던 돈 4억5000만원 갚고
연체한 9000만원도 갚아요
합치면 5억4000만원이죠
잔금대출 7억 받았던 게 아직도 1억6000만원 남죠


근데 잔금이 얼마였죠?
1억8000만원이었죠
그럼 잔금대출 남은 거 1억6000만원에다
내 돈 2000만원을 보태서 잔금을 치면 됩니다

그럼 9억 아파트 분양받으면서
내가 부담한 돈이 얼마죠?
계약금 20%
잔금 2000만원
총 2억원이 되는 거죠


물론 극단적인 시나리오인데
원리만 보여주는 거예요
이런 계산은 전제가 필요해요
요즘 같은 상승기가 이어져서
입주할 때 시세가 드라마틱하게 올라야 돼요
그래야 주담대 50%를 계산하는 모수가 커지니까요


근데 너무 올라도 안 돼요
투기과열지구에서 시세 15억 넘으면 대출 아예 안 나오거든요
그럼 어떻게 될까요
..망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 아파트가 이러다 15억 넘을 것 같다 이러면
막 쓰레기장 유치한다고 소문내든지..


오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조정대상지역 LTV 50%
그것도 9억 이하 구간에만 적용되는 기준으로
자금조달 행복회로를 돌려본 거니까
틀렸다고 시비 걸지 마세요


네, 저도 압니다
원래 잔금대출 받을 땐 DSR 40%를 또 따져요

DSR은 나의 소득에서 모든 부채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비율
여기엔 온갖 대출의 원리금상환이 다 들어가요
마통, 자동차할부..

그러니까 LTV 50%는 최대치고
내 금리나 소득을 따지니까 그 한도가 다 안 나와요
이게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DSR 계산기 검색해서 한 번 따져보세요
제가 귀찮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아 귀찮아


너무 복잡해
모르겠어
그냥 사채 쓰면 안 돼?
쓰세요..
제가 취재차 대부업체에 가봤었는데
그 형님 주먹 이만해요

빨리 갚으면 되는 거 아냐?
대부도 중도상환수수료 있어요
비싸요


사실 그때 후배 한 명이 같이 취재 갔었는데
그 후배는..
..아직 청계산에 있어요
..근데 살아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김윤화 PD·신정아·이재형 디자인 이지영·문윤정
편집 김인별·김윤화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