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제 '북한판 이스칸데르' 2발 발사…"기동성·정확도 향상"

입력 2022-01-15 07:20
수정 2022-01-15 14:00

북한이 전날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이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실전능력 판정을 위한 검열사격훈련이 14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철도기반 미사일 발사체계를 이용해 발사됐다.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지난해 9월15일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중앙통신은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는 14일 오전 총참모부로부터 불의에 화력임무를 접수하고, 신속히 지적된 발사지점으로 기동하여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 동해상의 설정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동해상에 설정된 해상 표적인 '알섬'을 타격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평북 의주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이 내륙을 관통해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을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

변칙 기동을 하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정확도가 향상된 것으로 군과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통신은 이번 훈련 성과를 평가하는 '강평'에 대해 "훈련에서 신속한 기동성과 명중성을 보장한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전투동원태세가 높이 평가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신은 이번 훈련의 목적에 대해서는 "평북 철도기동 미사일련대 전투원들의 전투준비태세를 검열하고 화력임무수행능력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전국적인 철도기동 미사일운용체계를 바로 세우고 우리 식의 철도기동 미사일전법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각 도에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를 편성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철도기반 미사일 발사체계의 장점은 북한 지역 내에 촘촘하게 깔린 철도망을 이용해 어느 지역에서든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등 기동성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열차'를 여객용 열차로 위장할 수 있어 군사위성 등 감시망에 노출될 확률도 낮다.

북한은 전날 발사 때 군 지휘성원들과 국방과학원의 지도간부들이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후 2시 41분과 2시 52분경 북한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11분 간격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430㎞, 고도 36㎞가량으로 탐지됐다. 이번 발사는 올해 들어 세 번째 무력시위로,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에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각각 한 발씩 쐈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기본적으로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각종 제재를 부과하면서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도 금지했다.

그러나 북한은 안보리 제재 결의 자체가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자 '2중 기준' 적용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작년 하반기 우리 정부가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를 제의했을 때 북한이 '대북 적대시정책과 2중 기준 철회'를 선결 조건을 요구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도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되는 한 대화 제의를 계속 거부하며 각종 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도 "현 미 행정부가 말로는 외교·대화를 떠들지만 실지에 있어선 대조선(대북) 고립 압살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