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품에 안긴 DS투자증권이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장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증권업계 인물들이 속속 DS투자증권에 합류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재단장을 통해 혁신 벤처기업 중심의 업무를 강화하는 등 비상장회사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장 회장의 DNA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현태 카카오페이증권 법인영업본부장이 DS투자증권에 새로 둥지를 튼다. 김 본부장은 장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던 이른바 '장덕수 패밀리'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본부장이 DS투자증권으로 옮겨가면서 김 본부장과 함께 일하던 카카오페이증권 법인영업본부 직원 다수도 함께 옮겨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동한 DS자산운용 기획본부장 역시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DS투자증권의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 본부장 역시 장 회장과 가까운 인물이다. 이밖에도 DS투자증권은 최근 김현호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투자금융본부 전무로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 개편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앞으로도 장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증권업계 인물들이 DS투자증권으로 하나둘씩 합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장 회장이 DS투자증권을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장 회장이 설립한 사모펀드(PEF) DS프라이빗에쿼티는 DS투자증권 지분 98%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 5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DS투자증권의 대주주를 DS PE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하면서 공식적인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장 회장의 DS투자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내부조직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새로 출발할 DS투자증권은 혁신 벤처(스몰캡) 중심의 영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 회장이 비상장투자에 강점을 지닌 만큼 이 강점을 살려 스몰캡 중심의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 IB는 대형 기업공개(IPO) 등에 승부를 걸고 있지만, 이를 따라가지 않고 니치 마켓인 중소형 IB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증권사들을 제외한 많은 증권사들이 중소형 IB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헤지펀드부문도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DS투자증권은 헤지펀드부문을 분사해 DS네트웍스자산운용에 넘길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면 철회했었다. 장 회장이 DS투자증권의 전권을 잡은 만큼 DS투자증권은 다시 헤지펀드부문의 역량 강화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의 DS자산운용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강자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DS자산운용의 대표 라인업인 한자펀드는 지난해에도 연 30~40% 가량의 수익률을 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DS자산운용의 장점을 어떻게 DS투자증권과 연계할 수 있을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