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했다. 올해 기준금리를 연 1.75~2.00%까지 올릴 경우 단순계산으로 가계 이자비용은 사상 최대인 70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대출자 1인당 이자비용은 52만~69만원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한은 금융안정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이자 비용(기준금리 연 1.00% 기준)은 57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20년(53조2000억원)과 비교해 4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금리가 서너차례 인상되면 이자비용은 68조450억원(기준금리 연 1.75%)~71조4930억원(기준금리 연 2.00%)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이자 비용은 한은이 집계한 이후 최대였던 2018년(60조4000억원) 수준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작년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1990만 명)이 그대로 있다면 1인당 이자 비용은 2021년 289만6000원에서 올해 341만9000~359만3000원으로 불어난다. 1인당 이자비용으로 52만3000~69만7000원 더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추정치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0.75~1.00%포인트 추가로 올려 연 1.75%까지 높인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국경제신문이 한은과 전문가 도움을 받아 산출한 금액이다. 작년 가계대출 평균 추정치(1784조원)에서 금융위원회의 목표치 상단(5%)까지 늘어난 1874조원으로 잡았다. 금리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한은 추정치인 73.6%를 반영한 금액이다.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올린 한은이 올해 모두 서너 차례 금리인상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도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 직후 “중립금리(물가안정·완전고용 상태의 장기 균형금리)를 비롯한 여러 지표와 여건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앞으로 한두 번 더 올려도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에 따라 현재 연 1.0%인 기준금리가 내년 말 연 1.5% 이상으로 뛸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올 3월에 Fed가 금리인상에 나서 연내 3~4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한은의 '매파(통화긴축)' 정책에 힘을 싣는 배경이 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