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산다고?"…작년에만 14조원 몰렸다

입력 2022-01-14 09:24
수정 2022-01-14 10:29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건수가 6만건을 넘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다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 늘면서 오피스텔에 쏠린 자금도 14조원에 육박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건수는 총 6만38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4만8768건보다 23.78% 늘었고,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매매건수가 늘면서 매매거래총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총액은 13조9867억3235만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아파트에 대해 청약, 대출, 세금 등 규제를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오피스텔에 매수세가 번진 풍선효과로 해석된다.

지역별 매매거래총액은 서울 5조3271억9874만원, 경기 4조5425억5947만원, 인천 1조5206억297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매매거래총액의 81%에 달하는 약 11조3900억원이 수도권에 몰렸다.

수도권에 이어 부산 1조1790억6021만원, 충남 2873억6768만원, 경남 2023억5228만원, 대구 1541억5617만원 등 지역도 전국의 약 13%에 달하는 금액이 집중될 정도로 오피스텔 매매거래 총액이 많았다.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전용 59㎡이하 주택형에 가장 많은 매매거래총액(8조6327억454만원)이 몰렸다. 이어 전용 59㎡초과~84㎡이하(2조7602억1282만원), 전용 84㎡초과(2조5938억1499만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쏠리면서 오피스텔 가격은 급등하고 청약시장도 달아올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전용 84㎡는 지난해 초 6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7월엔 10억45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부동산시장이 주춤한 지난달에도 9억원에 거래됐다.

충남 천안 서북구 '천안 불당 지웰시티 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월 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11월엔 5억1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청약시장에서도 오피스텔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지난해 12월 충남 아산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듀클래스'는 460실 모집에 11만1641건이 접수돼 평균 242.7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같은 달 대구 달서구에 분양한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는 48실 모집에 1901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39.6대 1의 경쟁률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이파크'는 1020실 모집에 1만5104건이 접수돼 평균 14.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이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398대 1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아파트보다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고, 각종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입주한 아파트들은 가격이 너무 올라서 부담스럽고 신규 분양 단지의 경우 당첨 가능성이 낮은 만큼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에게 오피스텔이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강화된 대출규제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아파트에 적용된 양도세·보유세 등 세금 중과와 금융권의 대출 규제도 무시할 수 없던 요인"이라며 "올해는 1월부터 DSR 40% 규제가 시행되기에 자금마련 부담이 적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