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성형을 위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보톡스를 개발한 미국의 의학자 앨런 스콧 박사가 지난달 16일 고향 캘리포니아주(州) 그린브래의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9세. 스콧 박사는 ‘보톡스의 아버지’로 불린다.
안과를 전공한 그는 신경조직을 파괴하는 보툴리눔 독소를 연구했다. 이 독소가 사시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1978년 사시 환자의 눈 주변 근육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해 치료에 성공했다. 이후 약물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의 지원을 받지 못해 자택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1989년 마침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1991년 제조권을 미국 제약사 알레그랜에 매각했다.
제조권을 사들인 알레그랜은 당초 ‘오큘리넘’이던 이 약품의 상표명을 보톡스로 고쳤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톡스가 주름살 제거 등 미용 성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보톡스의 지난해 1~9월 세계 판매량은 33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은퇴 후 사시 연구재단을 설립하기도 한 스콧 박사는 “어차피 돈을 쓰는 것에 능숙하지도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