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노원구에서도 아파트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출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하락세가 번지고 있다.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경기도 전셋값도 2년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02%로, 지난주(0.03%)보다 0.01%포인트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개 구에서 아파트값이 내렸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이번주 노원구 아파트값이 0.01% 하락하면서 2020년 5월 셋째주(-0.01%)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노원구는 작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이 9.83%(주간 상승률 누적 기준)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역이다. 이곳은 재건축 연한(30년)에 다다른 노후 아파트가 모여 있는 데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신혼부부나 젊은 층의 실수요 및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
그러나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전 신고가 대비 1억~2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공릉풍림아이원’ 전용 84㎡는 지난달 8억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가격(10억원)보다 한 번에 2억원 떨어졌다. 노원구 중계동 ‘라이프’ 전용 101㎡는 지난달 12억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8월 13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 대표는 “최근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집을 내놓은 지 한 달이 되도록 문의가 한 건도 없는 물건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번주 평균 집값이 떨어진 성북구(-0.01%)와 은평구(-0.01%), 금천구(-0.01%) 등에서도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10억59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13억9500만원)과 비교해 두 달 만에 3억원 넘게 떨어졌다.
전세가격도 하락세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주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01% 하락해 2019년 8월 첫째주(-0.03%) 이후 2년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의왕(-0.18%)을 비롯해 안양(-0.17%) 화성(-0.10%) 하남(-0.09%) 과천(-0.05%) 등에서 낙폭이 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 및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매매·전세가격 모두 하락하는 지역이 점점 확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