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프티콘 살 걸"…스벅 가격 인상 첫날 쏟아진 '푸념' [현장+]

입력 2022-01-13 15:29
수정 2022-01-13 16:39

스타벅스코리아가 음료 가격을 인상한 첫날인 13일. 회사들이 몰려있는 서울 중심부 매장에는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붐볐다. 계산대에 줄을 선 소비자들은 "아메리카노가 4500원이라니 진짜 올랐네" "언젠가 오르겠지 했는데 현실이 되니 좀 부담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스타벅스 무교동점을 찾은 한 직장인은 "포장용 다회용 컵으로 주문하니 컵 보증금(1000원)을 포함해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한 잔 가격이 5500원"이라며 "어차피 1000원은 환급받을 돈이긴 하지만 비싸게 느껴지긴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총 46종의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 가격은 400원씩 인상돼 톨사이즈 기준 각각 4500원, 5000원이 됐다. 카라멜 마키아또·스타벅스 돌체 라떼·스타벅스 더블 샷 등 음료 15종은 300원, 프라푸치노 등 7종은 200원, 돌체 블랙 밀크티는 100원 인상됐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6개월 만이다. 최근 원두 가격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국제 물류비 등 가격 상승 압박 요인이 누적돼 음료 가격을 올렸다는 게 스타벅스 측 설명이다.

스타벅스에 이어 다른 커피 전문점들 가격 역시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회사원 임모씨는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면 당연히 다른 업체들도 따라 올리지 않겠나. 이번 커피 가격 인상은 시작에 불과한 것 같다"며 푸념했다.

이른바 '스벅 테크'(스타벅스+재테크)라 불렸던 기프티콘 결제 관련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식사 직후 매장을 방문한 30대 직장인 무리는 "어제(12일)까지 기프티콘으로 결제하면 차액(인상분)을 내지 않아도 된다더라" "꿀팁이다. 미리 사놓을 걸 그랬다" 등의 얘기를 주고 받았다.


가격 인상 전 구매한 기프티콘은 13일 이후 추가 금액 부담 없이 인상된 음료 가격의 가치를 갖는다. 일례로 12일까지 기존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구매한 뒤 13일부터 4500원으로 인상된 아메리카노를 구입할 경우 400원의 차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마찬가지로 이 기프티콘으로 가격 인상으로 5000원이 된 카페 라떼를 마시더라도 900원이 아닌 500원의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

때문에 스타벅스 가격 인상을 앞두고 기프티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페 거래액 순위 1~20위 중 스타벅스 관련 제품이 17개를 차지했다. '나에게 선물하기'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전 기프티콘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가격 인상과 별개로 개인컵 사용시 음료 가격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확대 적용한다.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개인 다회용컵 사용 활성화와 소비자 혜택 확대를 위해 개인컵 사용시 기존 300원 할인해주던 것을 400원으로 할인폭을 키웠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