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총리, 음주 파티 논란에 국민 66% "사임하라"

입력 2022-01-13 02:07
수정 2022-02-04 00:0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첫 봉쇄령이 내려졌던 2020년 5월 관저에서 측근들과 음주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임 압박까지 받고 있다.

영국 방송사 ITV는 2020년 5월 20일 존슨 총리가 아내 캐리 존슨과 함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정원에서 사적으로 음주 파티에 참석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TV는 존슨 총리의 수석 비서관인 마틴 레이놀즈가 보낸 이메일을 입수, 총리실 직원 100여명에게 발송된 파티 초대장에 '술을 각자가 지참하라'는 의미의 'Bring your own booze'(BYOB)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ITV에 따르면 당시 야외에서 최대 2명까지 만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40여명의 직원들이 술자리를 위해 정원에 모였다.

당시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존슨 총리가 첫 봉쇄령을 내린 시기였다. 영국인들은 6월 1일이 돼서야 야외에서 최대 6명까지 만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영국에서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존슨 총리와 총리실 직원들이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존슨 총리가 2020년 5월 15일 관저 테라스에서 측근들과 와인을 마시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2020년 연말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파티는 없었고, 항상 규정을 지켰다"고 해명했지만 폭로와 증언이 이어졌다.

영국 더 미러는 크리스마스 퀴즈 파티 사진을 공개했고, 데일리 미러는 같은 해 11월 27일과 12월 18일 사교 모임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존슨 총리가 즉석 연설도 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실은 이번 ITV의 보도 내용에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그는 우리(국민)를 위해 그가 시행한 규칙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이메일이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깎아내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업체 사만타 콤레스가 성인 10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봉쇄 기간 동안 총리 관저에서 와인 파티를 벌인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이 66%에 달했다. 이는 3명 중 2명이 존슨 총리의 사임을 원하고 있는 것과 같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