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지분 10% 내외를 미국 다이얼캐피털에 매각한다. 유입된 현금을 기반으로 기존 한·중·일 중심 투자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 지역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자사 지분 10% 안팎을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에 다이얼캐피털에 매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MBK파트너스는 지분 매각 이후 부동산 투자와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그로스 캐피털 투자로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에서 바이아웃 거래 방식을 넘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 힘을 싣고 있고, 베인캐피털과 칼라일그룹은 대출 등 크레디트(신용)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김병주 회장(사진)이 2005년 설립한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지역 내 독립계 PEF 중 운용자금 기준 최대 규모 운용사로 성장했다. 2020년 5월 65억달러(약 7조7400억원) 규모의 5호 바이아웃 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구조조정 등 특수 상황에 투자하는 펀드인 ‘2호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를 조성해 18억달러(약 2조1400억원)를 모았다. MBK의 2·3호 바이아웃 펀드는 가치 평가액이 거의 3배로 증가했으며, 4호 바이아웃 펀드와 1호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는 2배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두산공작기계(2조4000억원), 일본 최대 골프체인인 아코디아골프(4조원), 중국 물류회사 에이펙스로지스틱스(1조6000억원) 등을 매각해 조(兆)단위 수익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다이얼캐피털은 글로벌 PEF와 헤지펀드 등의 소수지분에 투자하는 운용사다. 블룸버그는 MBK가 아시아 라이벌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과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PE)의 길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8년과 2016년 소수지분을 팔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