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캐딜라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 생산계약을 따냈다. 자이더스와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엔지켐생명과학으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방식이다.
한미약품은 엔지켐생명과학과 자이코브디 백신 원액(DS) 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 및 설비 준비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자이코브디 백신은 지난해 8월 인도의약품관리국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세계 첫 플라스미드DNA(pD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자이더스는 지난해 자이코브디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66.6%이며, 사망 예방률은 100%라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었다.
엔지켐은 지난해 자이코브디 위탁생산 계약을 자이더스와 맺고, 생산기술을 넘겨받았다. 한미약품은 자이코브디 생산 방법을 넘겨받은 엔지켐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재전수받은 뒤 생산설비 최적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작업이 끝나는 2분기에 두 회사는 본계약을 맺고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대 생산량은 연간 약 8000만 도스(1회 접종분)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DNA 백신 생산능력(연 1억 도스)의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수주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가동률이 크게 오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엔지켐은 이곳에서 생산한 자이코브디를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많은 동남아시아와 남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엔지켐은 한국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아르헨티나 등 8개국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다. pDNA 백신은 초저온으로 유통·보관해야 하는 메신저RNA(mRNA) 백신과 달리 25도에서 3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냉장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은 이들 국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홍균 엔지켐생명과학 글로벌백신사업본부 부사장은 “동남아시아와 남미에 수출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백신 공급 국가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