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3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절반을 친환경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를 크게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사진)은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약 10%인데 이를 2030년까지 40~50%로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는 전기차 전환”이라며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0% 증가했을 정도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미국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도 포함돼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못 박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70의 전기차 모델 등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 출시할 아이오닉 5는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딜러에게만 판매 권한을 줄 것”이라며 “현대차의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충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처음 판매량으로 혼다를 제친 데 대해서는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