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유럽에 이어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도 진출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미국 시장에 모두 뛰어든 것이다. SK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SK그룹 지주사이자 투자전문 계열사 SK㈜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업체인 CBM(사진)에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다고 9일 밝혔다. SK㈜는 이에 따라 CBM 창업자인 브라이언 오닐 이사회 의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SK㈜는 이번에 확보한 CBM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CBM은 플라스미드DNA(pDNA) 생산과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등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pDNA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치료제를 생산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원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다.
SK㈜는 작년 3월 프랑스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SK㈜는 당시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하며 단숨에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3개월 뒤에는 이포스케시에 5800만유로(약 800억원)를 투입해 생산설비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에 증설작업이 완료되면 이포스케시는 ‘유럽 최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기업’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다.
이동훈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은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에 합성 및 바이오 의약품 사업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바이오 CDMO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글로벌 1위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