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에는 가전제품이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작동하는 ‘지능형 가전’ 시대가 본격 열릴 겁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활용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합니다.”
오세기 LG전자 H&A연구센터장(부사장·사진)은 9일 “미래 가전의 핵심 경쟁력은 연결성을 기반으로 제품 스스로 기능을 제어하고 확장하는 기술에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LG전자의 미래가전 기술 핵심 전략으로 연결성과 데이터 학습력을 꼽았다. 오 부사장은 “AI나 사물인터넷(IoT), 와이파이 기술로 제품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축적한 데이터로 사용자에게 얼마나 선제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세탁기를 돌릴 때 거품이 많이 생기면 ‘세제가 많다’는 것을 제품이 인지하고, 사용자에게 ‘세제량을 줄이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오 부사장은 1994년 금성사(옛 LG전자)에 입사해 28년간 생활가전 기술을 연구개발한 ‘기술통’이다. 그는 글로벌 가전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부사장은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가전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정체산업’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미국, 유럽 등 주요 가전업체는 커지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보기술(IT) 업체와 협력하는 등 스마트홈 기술에 전력을 쏟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전기자동차와 연계한 가전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 부사장은 “2035년엔 세계 최대 생활가전 시장인 미국의 자동차 절반이 전기차일 것”이라며 “전기차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전 생태계를 구상해보는 식의 초기 단계 연구를 최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