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21조8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 18조7867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연간 매출도 74조7219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분기 매출 20조원, 연간 매출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북미 등 주력 해외 시장에서 LG 오브제컬렉션과 OLED(올레드) TV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은 매출만큼 늘지 못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68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627억원)보다 2000억원가량 줄었다.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가량 감소한 3조8677억원에 그쳤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여파다. 주력 제품인 생활가전과 TV는 최근 대형화 추세로 원가에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LG전자의 지난해 효자 상품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불리는 LG 오브제컬렉션이다. 지난해 새로운 색상과 제품군을 늘리면서 고급 가전 시장을 확대했다.
증권가에서는 가전(H&A사업본부)이 지난해 4분기 7조원대 매출과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경쟁사 월풀을 연간 매출 기준으로도 제친다. 월풀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LG전자 H&A사업본부보다 2조원 이상 뒤졌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단가가 비싼 OLED TV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선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 전망치를 650만 대로 1년 전 580만 대에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적자가 이어졌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매출은 늘고 있다. 지난해 수주량이 늘면서 매출도 연간 기준으로 7조원을 넘기며 전년 5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견조한 소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코로나 사태가 3년째 지속되면서 ‘집콕 효과’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 변이에 대한 우려와 공급망 마비, 물류비 증가 등 복잡한 변수가 더해지며 시장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한 잠정 실적은 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한 추정치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 확정치를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