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7일 16: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앤장법률사무소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한앤코)와의 소송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LKB)를 통해 "김앤장이 배임적 대리행위를 했다"는 등의 주장을 편 데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반복적으로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게 내용증명의 핵심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지난 6일 홍 회장 측에 "홍 회장이 주장하는 김앤장의 배임적 법률대리 행위 등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의 '거짓 주장'이 반복돼 김앤장이 피해를 입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구체적으로는 △홍 회장과 한앤코 간의 계약 법률자문을 모두 김앤장이 맡은 것이 '쌍방대리'로 위법에 해당한다는 홍 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 △홍 회장이 계약 전까지 김앤장이 양측 자문을 모두 맡는다는 걸 몰랐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는 점 등을 담았다.
김앤장은 7일 열린 계약이행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앤장 A 변호사는 "홍 회장이 양측 자문 모두 김앤장이 맡는다는 걸 몰랐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고 우리가 법률자문이 아닌 대리를 맡아 배임적 행위를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이로 인해 김앤장이 피해를 입을 경우 홍 회장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해 8월 홍 회장 일가의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이어 남양유업이 홍 회장 측근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주주총회 개최를 추진하자 홍 회장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소송을 제기한 뒤 20여일 만인 27일에 법원이 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이날 열린 심문기일에서 LKB는 "홍 회장은 계약 전까지 양측 자문을 모두 김앤장이 맡는다는 걸 전혀 몰랐다"며 김앤장의 배임적 행위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앤장 A 변호사는 "홍 회장이 계약 전에 해당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며 "명백한 사실에 대해 계속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KB는 또 "한앤코가 백미당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고 홍 회장 등 기존 임원진을 예우해주기로 구두로 약속한 것을 어기고 계약서에 이 내용을 제외시켰다"며 한앤코와 홍 회장간의 계약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앤코에 속아서 계약했다"는 홍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과 홍 회장이 주고받은 메시지, 한상원 한앤코 사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심문기일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앤코측 소송 법률대리를 맡은 화우는 "메시지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