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시장에 중국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삼성이 기존에 내놓은 동일한 폼팩터(특정 기기형태) 채택하며 삼성과 유사한 디자인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다만 가격은 오히려 선두업체인 삼성 제품보다 비싸게 책정되며 제조사간 기술력 차이가 명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로부터 독립한 아너는 이달 10일 자사 첫 폴더블폰 '매직 V'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매직 V는 인폴딩 형태로 좌우로 펼치는 구조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전반적으로 유사한 형태입니다.
주목되는 부분은 가격입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온라인 상에 유출된 매직 V 가격을 보면, 램(RAM)과 저장용량 기준 12GB/256GB 모델이 1만3999위안(약 264만원), 12GB/512GB 모델이 1만4999위안(약 282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의 가격(국내 기준)보다 60만원~80만원 비싼 수준입니다. 갤럭시Z폴드3(램 12GB)는 256GB 모델이 199만8700원, 512GB 모델이 209만7700원입니다.
앞서 화웨이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P50 포켓'을 선보였습니다. 위, 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3'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인데요, 해당 제품은 LTE(롱텀에볼루션) 전용 모델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P50포켓의 가격은 램과 저장용량 기준 8GB/256GB 모델이 8988위안(약 167만원), 12GB/512GB 모델이 1만988위안(약 204만원)입니다. 5G 모델인 갤럭시Z플립3(8GB/256GB)의 125만4000원과 비교하면 최소 42만원 비싼 셈입니다.
현재 중국 제조사들이 선보인 폴더블폰 중 삼성전자 제품보다 저렴한 제조사는 오포가 유일합니다. 앞서 폴더블폰을 출시한 샤오미, 모토로라 등의 제품 역시 삼성 제품보다 비싼 가격으로 책정됐었습니다.
오포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삼성 갤럭시Z폴드3와 유사한 형태인 '파인드N'의 가격은 램과 저장용량 기준 12GB/256GB 모델은 1400달러(약 168만원)인데요, 다만 파인드N은 중국 내수 시장만 한정돼 판매되고 있는 모델입니다.
아직까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비합니다. 폴더블폰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가 떨어지는데, 가격까지 일반 스마트폰보다 확연하게 비싸다면 여기에 지갑을 열 소비자는 많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을 선보이면서, 기능과 디자인은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전작 대비 40만원 가량 낮추는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는데요, 업계는 지난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이 약 800만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제조사의 양산 구조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만 이뤄질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폴더블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최근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폴더블의 대중화를 넘어 '대세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지난해 890만 대에서 올해 1690만 대로 두 배가량 성장이 관측됩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