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욕증시 상장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냈던 미국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올해에는 최선호주(톱픽)로 돌아올 수 있을까. 미국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마존 주가는 지난해 2.4% 상승했다. 이른바 ‘FAANG’으로 묶였던 5개 빅테크 중 가장 저조한 연간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애플은 34% 올랐고 올해 시가총액 3조달러를 한때 달성하기까지 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23%, 넷플릭스는 11% 상승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65%나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51% 상승했다.
지난해 나스닥지수가 21% 오르는 와중에도 아마존 주가가 유독 부진했던 이유로는 몇 가지가 지목된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늘린 결과 전자상거래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및 광고 사업의 실적은 좋았지만 본업인 전자상거래에서의 정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아마존의 지난해 분기별 실적이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 구인난에 대처하기 위한 임금 인상도 아마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올해 아마존의 ‘반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겐하임의 세스 시그먼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아마존이 공급망, 물류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효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그먼은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4300달러,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제프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 RBC캐피탈마켓, 골드만삭스 등은 아마존을 올해의 톱픽으로 꼽았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을 올해 기술주 중 가장 추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론도 있다. 미 은행 포르테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구인난 등이 계속 아마존 실적 및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