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코앞인데…베이징 지하철 안내도에서 영어 지운 중국

입력 2022-01-06 20:12
수정 2022-01-06 20:13

중국 당국이 최근 베이징 지하철 안내 표지판의 영어 표기를 중국어 병음으로 교체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근 CNN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베이징 지하철 안내 표지판 영어 문구를 중국어 병음으로 교체했다.

병음은 중국어 한자음을 로마자로 표기한 발음 부호로 중국어를 읽을 때 나는 소리를 알파벳으로 적은 것이다. 이에 다라 베이징 지하철역의 ‘역(站)’이 영어인 ‘station’에서 중국어 병음 표기인 ‘zhan(잔)’으로 교체됐다.

CNN는 올림픽 공원의 ‘Olympic Park’는 ‘Aolinpike Gongyuan(아오린피크 공위엔)’으로, 베이징 공항 제2터미널의 ‘Terminal 2′는 ‘2 Hao Hangzhanlou(얼하오항잔로우)’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병음 표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방문객의 혼란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변경이 논란이 되자 현지 교통당국 “베이징시 관련 규정에 따라 지하철 역명을 통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이용자는 “영어 번역은 외국인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이런 번역은 불필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도 이번 조치의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누구를 위한 변화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해당 매체는 “중국인의 대다수는 중국어를 읽는 데 병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병음보다 한자를 아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당시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 베이징은 도로 표지판과 공공기관의 잘못된 영어 번역을 고치는 캠페인을 벌였으며 외국인 손님을 위해 영어를 배우라고 장려하기도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