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3시간에 걸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를 샅샅이 훑었다.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부터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의 부스까지 전시장 곳곳을 누볐다.
정 회장은 5일 오후 2시(현지시간)께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대중공업 부스였다. 사촌동생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회사 비전을 발표한 직후였다. 정 회장은 정 사장과 함께 부스를 둘러보고, 전시 제품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그는 이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부스를 살폈다. 많은 기업 총수가 CES 등 큰 행사에 참석하면 자사 부스에서 오랜 시간을 머문다. 제대로 전시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 회장의 본격적인 일정은 현대모비스 부스를 나온 뒤 시작됐다.
정 회장은 지영조 현대차 이노베이션담당 사장 등 소수 인원과 함께 전시장 곳곳을 누볐다. 자동차 관련 기업의 총수답게 자동차, 특히 전기차 관련 전시물을 보면 발길을 멈췄다. 스텔란티스 전시장에서도 전기차 플랫폼과 경형 전기차 등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는 이번 CES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소니 부스도 방문했다. 스마트글라스 등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가우지) 등도 정 회장의 발길을 잡았다.
정 회장은 자동차와 직접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전시물을 내놓은 곳에도 수시로 들어갔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데브 ESG)와 3차원(3D) 기술업체(다쏘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부스는 대부분 들렀다. 특히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30분 가까이 머물렀다. 한종희 부회장과 박학규 사장이 정 회장을 맞이했다. 정 회장은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 미래 운전 기술이 장착된 차체에는 앉아보기도 했다.
SK 부스에서도 20분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 특히 SK그룹의 친환경 비전을 소개하는 영상을 집중해서 지켜봤다. 정 회장이 컨벤션센터를 빠져나간 시간은 오후 5시. 약 3시간 동안 전시장을 걸어다녔다.
그는 전시장을 다 둘러본 뒤 기자와 만나 “다양한 기술을 많이 봐서 인상적이었다”며 “참여 업체는 예년보다 적었지만 배운 게 많았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묻는 질문엔 “아주 얇은 삼성전자의 TV와 친환경 업체, 블록체인 업체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고 답했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