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 지 1년이 된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더는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좌절에 빠졌다.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민 글을 올려 "아이를 낳은 후 남편이 옆에 오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결혼 전에는 마른 몸에 가슴과 엉덩이가 컸고 피부관리도 꼼꼼하게 해서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마른 여자들이 임신하면 튼 살이 더 생긴다는 말이 있었는데 정말 튼 살이 많이 생겼고 피부과 가서 레이저 치료를 받았지만 좋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제왕절개수술을 한 곳에 흉터도 심하게 남았는데 남편이 이를 징그럽게 느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라며 "몸 여기저기 착색이 생겼는데 남편이 이상하다고 말해서 속상한 마음에 싸운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슴은 수유 끝나고 쪼그라들었고 육아로 힘들어서 살이 빠지면서 엉덩이도 앙상해졌고 풍성하던 머리숱은 무더기로 빠졌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아이 낳고 남편과 멀어진 것 같아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계속 피곤하다고 대화를 피하더니 제가 계속 추궁하자 '미안하지만 여자로 안 느껴진다'고 했다"면서 "아이 낳고 외모도 변하고 사랑도 잃고 우울하다. 아이 아빠라는 이유로 남편과 계속 살아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법알못(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에게 배우자의 외모와 이혼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이 변호사는 "미국의 한 연구 결과, 남성의 48%가 파트너가 살이 많이 찌면 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고 했다. 남편과 남자 친구를 포함한 남성들 절반 가까이가 여자 파트너가 살이 찌면 헤어지고 싶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반면 여성은 응답자의 20%가 파트너가 살이 많이 찌면 헤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1/3 정도가 40세가 지나면 파트너의 외모에 시들해진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람은 행복한 결혼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결혼생활이나 인간관계가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것은 큰 사건만이 아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고 개념없이 행동하는 것이 반복되면 혼인이나 인간관계가 파탄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화려한 외모, 조건 등 외적인 모습에 이끌려 사람을 만나면 평생 고생하고 후회할 수 있다"면서 "외면보다 인간 깊숙이 들어있는 내면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면은 그 사람의 성품, 인품, 성격, 지식, 교양, 가치관이 해당된다. 화려한 외모와 조건은 오래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면이 충실한 사람은 배우자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예의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서 "내면이 충실한 사람이 인간관계나 결혼생활도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다"라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으로 살이 찔 수 있고 외모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아내가 이런 문제로 고민한다면 남편은 아내를 위로하고 자신감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아내에게 핀잔을 주고 막말을 해서 혼인이 파탄되었다면 귀책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