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율트랙터' 내놓은 존디어 "사람이 농사짓는 시대 끝났다"

입력 2022-01-05 17:10
수정 2022-02-04 00:01
글로벌 중장비·농기계 업체 존디어가 CES 2022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업이 가능한 ‘완전 자율 트랙터’를 선보였다.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농부들을 노동에서 해방시키겠다는 모토를 내세운 제품이다.

존디어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완전 자율 트랙터를 소개했다. 작업자가 작업 구역과 경로를 설정하면 스스로 토양 상태 등을 파악해 작업하는 트랙터다. 자미 힌드먼 존디어 최고기술책임자는 “인구 증가와 함께 식량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사용 가능한 토지와 노동력은 줄고 있다”며 “완전 자율 작업이 가능한 농기계가 식량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디어가 개발한 자율 트랙터에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성항법시스템(GPS) 등 첨단 전자 기술이 집약됐다. 360도로 장애물 감지 및 계산이 가능한 여섯 쌍의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이미지를 0.1초 내에 분석해 작업 여부를 판단한다. 초정밀 GPS를 통해 1인치(2.54㎝) 단위의 정확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운전자 없이도 운영할 수 있어 이 트랙터는 24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길어야 12~18시간 가동이 가능했던 것에서 많게는 배 이상 생산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존디어는 이번 CES에서 AI를 통해 농작물과 잡초를 구분해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제초 장비 ‘시&스프레이(See&Spray)’로 CES 차량 지능 및 교통 분야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존 장비에 비해 제초제 사용량을 77%가량 감소시켜 비용을 줄이고, 환경 보전 효과까지 있는 제품이다.

CES 2022에선 가정용 태양광 설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태양광 지붕널(solar shingles)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미국 지붕 제조업체 GAF는 태양광 지붕 ‘팀버라인 솔라(Timberline Solar)’를 이번 CES에서 소개했다.

GAF는 설치 작업을 단순화해 설치 비용을 줄이고, 냉각기 없이도 오랜 기간 견디는 태양광 셀을 활용해 효율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현재 가정용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GAF 관계자는 “경쟁 제품 대비 설치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등 전염병에 대응한 소독 로봇 등 방역 관련 제품도 주목받았다.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및 AI 기술 분야 글로벌 기업인 중국 유비텍은 소독로봇인 ‘아디봇(ADIBOT)’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이 로봇은 360도에 걸쳐 강력한 살균용 자회선(UVC)을 발사한다. 광선이 닿은 표면뿐 아니라 공기까지 99.9%의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 존 리 유비텍 수석부사장은 “아디봇은 통풍이 잘되지 않는 체육관이나 교실 및 병원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하다”며 “잠재적인 전염병 발생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