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양자컴퓨터 기술 격차는 5~10년가량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하드웨어 부문에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 주도로 초저온 방식의 5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IBM과 중국 과학기술대가 각각 127큐비트, 66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것에 비하면 크게 뒤처져 있다.
학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특정 방식에만 편중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BM이 초전도 방식으로 양자컴퓨터를 제작하고 있긴 하지만, 어떤 방식이 기술 우위를 점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국내에서는 대학·국책연구소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큐비트를 구현하는 기초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응용 알고리즘 개발 측면에서도 한국은 이제 막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부터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는 데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포스코 등은 최근 정부 주최로 열린 ‘제1차 K퀀텀 스퀘어 미팅’에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양자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업 고위 임원들이 선뜻 투자하기엔 불완전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양자컴퓨터를 전공한 인재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 컴퓨터공학 전공 교수는 “국내 기업의 투자나 협업을 기대하느니 우리가 직접 스타트업을 차리는 게 마음 편하다”고 토로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