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대작 '붉은사막' 준비 한창…'도깨비' 해외서 더 관심

입력 2022-01-05 15:14
수정 2022-01-05 15:15
한국은 콘솔 게임 불모지다. 전용 게임기와 TV 화면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풍경은 국내 게이머들에겐 다소 낯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66조원에 달했다. 한국이 차지한 비중은 1.7% 정도에 그친다.

국내 콘솔 게임 위상은 조금씩 나아지는 모양새다. ‘더게임 어워즈(TGA)’ ‘E3’ 등 글로벌 게임쇼 수상작 다수에 콘솔 게임이 오르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신작 준비가 한창이다. 글로벌 히트작 ‘검은사막’을 통해 콘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도깨비’ 등 콘솔 기대작을 연이어 예고하며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은사막’ 신화 잇는 ‘붉은사막’ 준비펄어비스의 차세대 콘솔 신작 붉은사막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지향한다. 광활한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0년 게임업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TGA에서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당초 출시가 예정돼 있었지만, 펄어비스는 일정을 조정해가며 출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게임 완성도를 높여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것이 회사 측이 밝히는 ‘신중함’의 이유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완성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총괄프로듀서로 개발 전반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콘솔 게임 개발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모두 투입한다는 각오다. 펄어비스는 창업과 동시에 개발한 검은사막을 콘솔로 출시한 경험이 있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사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엔진도 붉은사막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게임엔진은 게임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SW)들의 집합체다. 게임엔진 자체 보유는 해외에서도 드문 사례다. 기술력의 증명임과 동시에 자사 게임에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기 쉽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붉은사막엔 사실적인 게임 구현을 위한 모션캡처 기능도 활용되고 있다. 모션캡처 스튜디오에서 전문 배우들이 레슬링, 태권도 등 다양한 무술 기술을 선보이고, 이런 움직임을 게임에 녹여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해외가 먼저 반응…최대 기대작 ‘도깨비’사실적인 화면 묘사와 경쾌한 액션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깨비는 펄어비스 콘솔 게임의 최대 기대작이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다양한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를 그렸다. 도깨비를 수집하며 게임 속 오픈월드를 누비는 형태다. 지난해 8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플레이 영상이 최초 공개된 이후 유튜브에서 8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출시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TGA에서 주제가 ‘록스타’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는데, 마찬가지로 6일 만에 영상 조회 수가 300만 회를 넘어서며 관심을 모았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국내 관광지, 영화관, 공연장, 뷰티스토어 등 현실 공간이 구현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콘솔 게임과 차별화된 특징이다. 펄어비스는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CJ CGV, CJ올리브영, CJ ENM과 제휴했다. 차후 게임 속 메타버스 세계관이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요소다.

‘플랜 8’은 북미·유럽 등 해외 반응이 좋다. 역시 콘솔이 메인 플랫폼이다. 2019년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 신작 타이틀이 공개됐다. 펄어비스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슈팅 장르 게임으로, 캐릭터가 엑소슈트란 로봇 장비를 착용해 서로 능력을 겨루는 형태다. 장르 특성상 펄어비스의 게임 엔진 활용 역량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고품질의 토종 슈팅 콘솔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