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30만대 고지를 넘지 못했다. 전년 대비 판매가 늘면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발목 잡혀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수입 승용차는 국내에서 총 27만6146대 팔렸다. KAIDA 집계치에 빠진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판매량(1만7828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준)까지 합치면 29만3974대에 달한다. 2020년 합산 판매량(28만6685대)과 비교해 2.5%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썼다. 코로나19 '보복소비'와 같은 사치재 소비 경향, 잇따른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수입차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공급 제한으로 판매량 30만대 달성은 결국 실패했다.
베스트셀링 브랜드는 어김없이 메르세데스-벤츠 차지였다. 벤츠는 지난해 연간으로 7만6152대 판매해 2016년 이후 6년 연속 수입차 왕좌 자리를 지켰다.
BMW가 6만5669대 판매로 1위 탈환에 실패했지만 독일 3사(벤츠·BMW·아우디)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12.5%)를 기록했다. 아우디는 작년 2만5615대를 판매해 전체 3위에 올랐다. 4위는 올해 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를 투입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테슬라 판매는 1만7828대로 전년 대비 51% 늘었다.
이 밖에 볼보(1만5053대) 폭스바겐(1만4364대) 미니(1만1148대) 지프(1만449대) 등 모두 8개 브랜드가 '1만대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지프가 새로 이름을 올렸지만 2020년 1만대 클럽에 들었던 쉐보레는 판매가 8975대에 그치며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한 수입차는 벤츠 E클래스였다. E클래스는 작년 한 해 2만6109대 팔려 1위를 지켰다. 다만 공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판매는 22.3% 줄었다. 2~3위는 BMW 5시리즈(1만7447대), 아우디 A6(1만2274대)가 각각 차지했다. 1억원을 훌쩍 넘는 벤츠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도 1만1131대 팔려 단일 모델로 1만대 판매를 넘겼다. 판매 중단 등을 반복했던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각각 8898대, 8891대 팔렸다.
지난해는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 부진을 극복한 일본차 브랜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렉서스 9752대, 도요타 6441대, 혼다 435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각 브랜드는 전년 대비 판매가 9.4%, 4.7%, 42.5%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렉서스 대표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는 6742대 판매로 개별 트림 기준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올랐다.
임한규 KAIDA 부회장은 "2021년 수입 승용차 시장은 다양한 신차, 적극적 마케팅,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물량부족 등으로 2020년 대비 증가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