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하루 확진자 100만명 넘었다

입력 2022-01-04 17:12
수정 2022-02-03 00:03

미국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30일의 최다 기록(59만 명)을 나흘 만에 다시 썼다. 감염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한 영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나흘 만에 두 배에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며 “단기간에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급증한 국가는 없다”고 전했다. 확산하는 코로나19 공포 블룸버그는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해 3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어떤 나라도 하루 확진자가 100만 명에 달한 곳은 없다. 미국 이외 국가 중 하루 확진자 최다를 기록한 나라는 인도다. 델타 변이가 급속히 퍼지던 작년 5월 7일 41만4000명이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확진자는 이날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검사소 외에 집에서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해 검사하는 사람이 급증했는데 이 숫자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미 연방정부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5억 개를 시민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 체계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이날 미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0만33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입원 환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미 전역의 병상은 현재 4분의 3이 찼다. 전체 입원 환자 중 코로나19 환자는 7명 중 1명꼴이다. 중환자실 가동률은 78%에 도달했다. 중환자실 입원자 중 코로나19 환자는 25%(1만8500명)에 달한다.

의료진도 부족한 상황이다. 에스더 추 오리건 보건과학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많은 의료계 동료들이 감염됐거나 격리됐다”며 “의료 시스템이 기존 팬데믹 때와는 매우 다른 상황에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공포는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프랑스에서 46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를 발견한 프랑스 마르세유 IHU 지중해 감염연구센터는 새 변이의 이름을 ‘B.1.640.2’로 명명했다.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프랑스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보고된 확진자는 12명이다. 돌연변이가 많아 오미크론처럼 감염력이 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폭설에 비상 걸린 美 동부코로나19가 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동부 지역은 설상가상으로 폭설이 덮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북부, 메릴랜드주 중부 지역에 겨울 폭풍 경보를 내렸다. 전날 밤 앨라배마와 켄터키, 테네시주에서 시작된 폭풍이 이들 지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들 지역에는 20㎝가량의 눈이 쌓였다. 2019년 1월 이후 최대 적설량이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도시가 일제히 얼어붙었다. 미 연방정부는 비상근무 인력만 남긴 채 일시 폐쇄됐다. 학교들도 잇따라 휴교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선 83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델라웨어 자택에서 새해를 맞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복귀 일정도 30분가량 지연됐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미 전역 공항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2830편에 달했다. 사상 최다 규모다. 로널드레이건 국제공항의 경우 전체 항공편의 75% 이상이 결항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