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인당 100만원 정도는 맞춰야 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필요성을 다시 언급했다. 설 연휴 전에 25조~30조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능하다고도 주장했다. 이 후보가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또다시 전 국민 지원금 지급에 군불을 때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4일 경기 광명시 기아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 지원금 형태가 필요하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소비쿠폰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소상공인 매출 지원이라는 이중 효과가 있다”며 “전 국민 지원을 그런 방식(소비쿠폰)으로 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전 국민 지원금을 주장했다가 정부 반대와 여론 악화로 철회했던 이 후보가 다시 ‘전 국민 지원’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그는 “(지원) 금액을 특정하지는 않겠지만 총액으로 최소 1인당 100만원 정도는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50만원에 못 미치는 정도를 지원했는데 다른 나라는 1인당 100만원 정도를 지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그 정도(1인당 100만원)는 해야겠다고 해서 (추경을) 제안한 게 25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추경 편성에 대해 “설 전에 당연히 가능하다”며 “25조원 내지 30조원 정도가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최대한 넓게 두텁게 지원하고, (전 국민) 소비쿠폰을 통한 지원 방식도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난색을 보이는 데 대해선 “정부 일각에서 여야가 합의해 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국채 발행 부담이 있으니 이를 비난하지 않으면 (추경을) 하겠다는 취지로 읽혔다”며 “국채 발행을 포함해서 대규모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정부가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구체적인 추경 액수와 시점, 지원 방법을 언급한 만큼 이를 둘러싼 당정 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서더라도 전 국민이 아니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커 당정 마찰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1월 중하순에 오미크론이 밀려오고 방역 상황이 지속되면 추경을 논의해봐야겠지만, 1월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손실보상은 기편성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는 ‘위기 극복’과 ‘대도약’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종합 국력 세계 5위(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달러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규모 택지 지정 방식의 주택 공급안을 설 전에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의 후속 성격으로 6일 경제비전 발표회 등 1주일에 한 번 이상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정책 경쟁을 선도하는 이미지로 최근 지지율 상승세 흐름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고은이/전범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