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급 자제'·與 '시끌'…국민의힘 내홍 지켜보는 민주당 속내

입력 2022-01-04 16:47
수정 2022-01-04 16:53

이재명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내홍을 두고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에 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빠른 수습을 기대했지만 민주당은 윤석열 대선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후원회' 출범식 이후 기자들에게 "경쟁 중인 다른 당의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상황을 빠르게 수습해 국민이 원하는 대로 미래를 향한 경쟁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를 향해 '연기를 해달라'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적절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내홍의 책임을 윤 후보에게 돌리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용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하루 온 국민에게 비친 국민의힘 혼돈 상태는 결국 국민에게 큰 실망만 안겼다"며 "무소불위 힘으로 선대위를 좌지우지하는 윤핵관과 이를 방치해온 윤 후보의 아집이 불러온 결과"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연기만 잘해달라' 공개적으로 발언할 정도로 후보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함은 여과 없이 노출됐다"며 "결국 윤 후보가 사과했지만, 여전히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로 비난하며 책임 공방을 이어가는 분열된 모습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구체적 반성과 쇄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선대위 해체가 내홍의 끝, 수습의 시작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쇄신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만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조응천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 내홍에 대해 "후보자 본인 리스크, 또 배우자 리스크, 또 선대위 리스크 이 3대 리스크가 서로 (악순환의) 호환 작용,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며 "퍼펙트스톰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리스크는 좀 봉합할 수 있겠으나, (나머지) 2가지 리스크는 아직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며 윤 후보와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대선 기간 국민의힘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