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명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롤렉스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4일 에르메스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샤넬과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 말부터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연초에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가세, 올해도 명품 브랜드의 '인상 도미노'가 일어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이날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가격을 인상한 지 1년여 만이다.
핸드백·지갑·스카프·액세서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5~10%가량 상향 조정했다. 선호도가 높은 가방 제품인 ‘린디26’의 경우 기존 981만원에서 42만원(5%) 오른 1023만원으로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집시에르28’ 가격은 기존 1103만원에서 1129만원으로 약 2%, ‘알잔25’는 631만원에서 658만원으로 4% 인상됐다. 에르메스 제품 가운데 중저가 라인 ‘피코탄22’는 기존 385만원에서 411만원으로 7% 올랐다.
하지만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주요 백화점은 에르메스 매장을 찾는 고객들로 넘쳐났다. 고객센터에는 제품 보유 문의와 가격 인상률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빠르게 제품이 품절되면서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물건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오전에 고객센터를 통해 재고를 확인하고 바로 매장에 대기를 걸었는데 점심 시간쯤 매장을 방문하자 품절된 상태였다”면서 “값이 올랐지만 물건을 구할 수만 있다면 가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롤렉스가 시계 가격을 8~16%가량 올리는 등 관련 업계는 연초부터 명품 브랜드들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 여파 등으로 가격 인상폭이 더 높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델보 디올 고야드 등이 이달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에르메스와 함께 '빅3'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 역시 올 상반기 중, 이르면 다음달쯤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샤넬은 지난해 4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