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부작용에 접종 꺼리는데…"백신패스 집착 말라" 청원도

입력 2022-01-04 13:56
수정 2022-01-04 14:38

"백신 패스에 왜 이렇게 집착하나요. 이거 누구를 위한 겁니까? 위중증 환자 감소용이라고요? 위증증 환자가 생긴다고 해서 마트까지 못 가게 해야 합니까? 위중증 환자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왜 굳이 백신패스와 연관 지어 선량한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나요."

그동안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조해왔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마저 "부작용이 심해서 1차 접종 이후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국민의 목소리다.

청원인은 3일 올라온 글을 통해 "의학적 사유로 접종 못 한 사람들에게는 백신패스 대상 제외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이로 인해 국민들을 차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에는 하루 만에 1400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했다.



자신을 세 살배기 아기를 키우며 최근 둘째 아이를 유산했다고 밝힌 또 다른 청원인은 "산부인과에서도 백신 맞는 것에 확답을 주지 못했고 독감백신을 맞으면 몸이 안 좋아지고 항생제 부작용으로 출혈 등이 있는 체질이다"라며 "저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명확한 진단을 받을 순 없지만 원인 모를 부작용으로 약물에 두려움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카페, 가족과의 외식, 백화점 등의 백신패스에는 동의하지만 마트를 못 간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백신 미접종자는 보균자도 아니고 여러 개인적인 이유로 맞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방이라 마트는 한 곳밖에 없는데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의 구매를 어쩌라는 것이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대해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그간 각종 뉴스 등 공중파에 출연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터라 국민들은 아연실색했다.

이에 천 교수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모든 종류의 항생제와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 알레르기 체질"이라며 "직업이 의사인 탓에 신종 플루 때도 억지로 주사를 맞았다가 백혈구 수가 급감하면서 안 좋은 상황까지 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10여 년 후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또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래서 코로나 19 사태가 터진 뒤 백신을 맞을지 정말 고민했다"면서 "차라리 의사를 그만둘까 생각까지 하다가 결국 1차를 맞았는데 또 3개월간 부작용에 시달렸다. 부작용이 심한 날은 유서를 쓸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조차 각종 원인이 명백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인해 접종을 꺼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도입한 백신패스에 국민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현재 미접종자는 백화점·대형마트 출입이 금지되며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기존 접종완료자들도 식당 등에 출입할 때 제재를 받는 상황이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과 종교인, 일반 시민 등 1천23명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31일 행정처분 취소 요청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 카페, 학원 등 사회생활 시설 전반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