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풀린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새해 벽두부터 공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발이 묶여 대출을 아예 중단하거나 중·저신용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내줬다. 은행의 양대 축인 수신과 여신이 균형 있게 돌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해가 바뀌어 은행별 대출 할당량이 초기화되면서 정상 영업이 가능해졌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 1일 신용대출 판매를 일제히 재개했다.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상품 신청을 다시 받고 있다. 금리는 최저 연 3.31%, 한도는 최대 2억7000만원(연 소득 범위 내)이다. 금리와 한도 모두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특히 상환 능력이 충분한데도 은행에서 퇴짜를 맞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적극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중·저신용자는 신용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820점 이하인 사람으로, 옛 신용등급으로는 4등급 이하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2금융권보다 연 6~8%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토스뱅크는 대출 정상화를 계기로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 ‘역마진’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수시입출금식통장에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2% 금리를 주고 있다. 중금리 대출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해 예금에 두둑한 이자를 얹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케이뱅크도 작년 11월 중단한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이달 1일 재개했다. 최근 케이뱅크는 수신상품 경쟁력을 높여 ‘머니 무브’에 나선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공들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상승분(0.25%포인트)보다 높고 카카오뱅크의 예·적금 금리 인상분(최대 0.4%포인트)도 앞질렀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예치 한도는 은행권 최대인 3억원으로 늘렸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도 연내 진출하기로 했다. 다만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중단 조치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신용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만 내주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부응하는 취지에서 중신용자 대출 확대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 중 가입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뱅크(3분기 말 기준 1740만 명)가 주택·기업대출 분야에 뛰어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