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아이오닉 6 등 전기차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전기차를 총 170만 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새로 세웠다. 당초 2025년 100만 대 판매 계획에서 1년간 70만 대를 높인 공격적인 수치다.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일본 브랜드가 장악한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짜고 있다. ○아이오닉 6, 신형 니로 출격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6, GV70 전기차와 그랜저, G90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기아도 니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6는 2020년 3월 공개한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제조한 전기차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중점을 둔 프로페시의 외관은 하나의 곡선으로 흐르는 듯한 실루엣으로 구성됐다. 디자인이 일부 변경될 순 있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달 28일까지 충남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에 들어간다.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조정해 아이오닉 6를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아의 신형 니로는 1세대 모델 출시 후 5년 만에 새로 나오는 모델이다. 상반기 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출시된다. 니로의 내부는 대시보드에서 도어트림에 큰 화면의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적용해 미래차 느낌을 냈다.
GV70 전기차도 올해 기대되는 신차 중 하나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모터쇼에서 GV70 전기차를 공개했다. 1회 충전 시 400㎞ 주행 가능하고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내연기관 신차도 올해 자동차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신형 G90는 역대 제네시스 중 가장 우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실내는 첨단 장치와 아날로그 감성의 조화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인 그랜저 신차도 올해 말께 나올 예정이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링 모델’로 많은 차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남아·인도 시장 집중 공략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최근 완공했다. 생산능력은 연 15만 대로 시작해 앞으로 연 25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약 100만 대의 신차가 팔리는 동남아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90% 안팎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전기차로 공략한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11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최근 착공한 것도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에 수출할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필수 소재인 니켈 최대 매장국이다.
현대차는 인도에 6200억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전기차 6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높이려는 인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춘 전략이다. 인도 정부는 충전 인프라 구축, 보조금 지급 등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보급형 전기차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다양한 전기차를 내년부터 출시해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잡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미국 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 이름을 슈퍼널로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슈퍼널을 통해 1년간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등을 개발해왔다. 같은 달 현대차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고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래차 시장의 주요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에도 집중 투자한다. 올해 상반기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계열사 모셔널은 우버의 배달 플랫폼 우버이츠를 통해 주문받은 음식을 자율주행으로 배송한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시에서 시작해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