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냈던 국내 ‘빅4’ 정유업체가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배럴당 1~2달러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던 정제마진은 지난해 8월 평균 3.2달러를 기록한 뒤 9월 5달러대로 반등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우려로 11월 정제마진이 3달러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2월 들어 다시 6달러대로 올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것을 뜻한다.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은 싱가포르 정제마진을 대표적인 수익지표로 활용한다. 통상 아시아 정유사들은 배럴당 4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설비 고도화율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은 이보다 손익분기점이 낮다.
정유업계는 새해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수요 회복 등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미크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누그러지는 추세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9079만 배럴이던 원유 수요가 2022년에는 9965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 달성에 힘쓰고 있는 중국의 정유산업 재편 움직임도 국내 정유사들엔 기회다. 중국 정부는 2022년부터 중소형 설비를 정리하고 정유산업을 대형화·집중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수출 쿼터도 줄이고 있다. 2021년 9~12월 중국의 석유제품 월평균 수출 쿼터는 1~8월 대비 60%가량 감소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