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0m 산 정상서 멈춘 케이블카…12시간 공포 속 새해맞이

입력 2022-01-03 09:20
수정 2022-01-03 09:21

미국 뉴멕시코주의 유명 관광지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멈춰 직원 21명이 12시간 이상 해발 3160m의 산 정상에 갇혀 있다 새해를 맞는 일이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샌디아 피크에 설치된 케이블카 2대가 새해 전날인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9시쯤 작동 이상을 일으켜 중간에 멈춰 섰다.

정지된 케이블카 2대에는 산 정상에 위치한 레스토랑 직원들과 케이블카 회사 직원까지 총 21명이 탑승 중이었다.

당시 이들은 케이블카가 곧바로 정상 작동할 것이라 믿고 새해가 되는 순간 '해피 뉴 이어'라고 외치는 영상을 찍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케이블카는 자정을 넘어서도 움직이지 않았고, 실내 온도는 영하 6도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직원들은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케이블카 안에 구비돼 있던 담요 등 비상용품을 꺼내 사용했다.

레스토랑 직원인 앰버 샌토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며 "모두 조용하다. 어두워졌고 춥다"라면서 "비상용 담요는 너무 작아 보온 효과가 없어 모두 몸을 떨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동료들과 작은 상자에 갇혀 죽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사고가 신고된 것은 새벽 3시쯤이었지만, 구조대가 눈보라가 치는 상황에서 산 정상 인근까지 등반하는데 4시간 이상이 소요되면서 결국 이들은 케이블카 작동이 멈춘지 약 12시간 이상이 지난 1일 오후에야 모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