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전 투자' 친환경 인증 제외했지만…EU는 인정

입력 2022-01-02 18:08
수정 2022-01-03 01:09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 투자를 친환경(녹색) 경제활동으로 분류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제외한 한국과는 다른 행보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원전과 천연가스 투자사업을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조건부 인정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분류체계’(EU택소노미) 초안을 회원국들에 최근 발송했다. EU택소노미는 EU 회원국 정부와 기업 등에 친환경·지속가능 경제활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다.

EU 집행위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원전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인정하겠다고 초안에 명시했다. 신규 원전의 경우 2045년 전까지 건축허가를 받으면 EU택소노미에 포함된다. 앞으로 20년 이상 EU에서 원전이 확대될 길이 열린 셈이다.

천연가스 투자는 △전력 1㎾h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270g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미만 △화석연료 발전소 대체 △2030년 말까지 건축허가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녹색 경제활동으로 분류된다.

EU택소노미 초안은 이달에 발표될 예정이다. EU 의회와 27개 EU 회원국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EU택소노미 초안이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K택소노미에서는 원전 제외됐다. 산업계에서는 원전이 탄소중립에 필요하기 때문에 K택소노미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환경부는 다른 국가의 동향을 보고 원전 포함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에너지 생산 등은 조건부로 포함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