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은 대중에게 생소한 전문용어지만 의외로 일상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미생물의 먹이를 뜻하는 프리바이오틱스와 살아있는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화장품산업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사람 피부에는 ㎠당 1000만 개의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이들 사이에 이뤄지는 다양한 반응은 피부 건강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유발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를 역이용하는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로레알 계열 브랜드 랑콤의 간판 제품인 제니피끄는 2년 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을 전면에 내세웠다. 로레알은 5억 건 이상의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유니레버는 2018년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원료에 강점이 있는 프랑스 갈리니에 투자했다. P&G는 미국 미시간대, 중국과학원 등과 산학협력을 진행했다. LG생활건강은 탈모방지 샴푸 닥터그루트에 국내 생활용품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해 마케팅에 나섰다.
국내 양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미생물 공부’에 뛰어들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5월 단국대와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플랫폼 연구센터를 열었다. 한국콜마는 2년 전 바이옴연구소를 신설해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에 활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발굴 중이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화장품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배양액을 쓴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를, 고바이오랩은 바르는 형태의 여성청결제 이너워시를 내놨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