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최근 사흘 동안 오미크론 감염자가 500명 넘게 쏟아져 확산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누적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1207명이다. 지난 1일 93명 늘었다. 이날 나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3833명)의 2.4% 수준이다. 29명이 해외, 64명이 국내 감염 사례다.
오미크론 감별용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이후 사흘간 나온 오미크론 확진자는 582명이다. 지난달 1~29일 누적 확진자 625명과 맞먹는 수치다.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 속도는 델타 변이와 비교하면 2.4배 빠르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4월 22일 국내에서 감염 사례가 처음 확인된 뒤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기까지 78일이 걸렸다. 오미크론은 지난달 1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부부 등 5명이 첫 감염자로 확인된 이후 이 기간이 32일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감별용 PCR 검사가 도입된 만큼 확진자 가운데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가 더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2~3일이 걸리는 전장유전체 분석기법을 써왔다. 이런 제약 때문에 확진자 가운데 극소수만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검사해왔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널리 퍼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1~2개월이면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이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에선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됐다.
위중증 환자는 13일째 10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 위중증 환자는 1024명이다. 전국 중증 환자 병상 1636개 중 61%인 997개가 차 있다. 경북에선 중증 환자용 병상 3개 중 빈자리가 없다.
방역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은 3일 시작된다. 백신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난 사람은 식당, 카페, 학원, 독서실 등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6일 이전에 마지막 접종을 마친 이들이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유효기간이 바로 갱신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10일부터 유효기간 만료가 적용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전자출입명부 앱에서 3차 접종 정보가 갱신되지 않는 경우 앱이 최신 버전인지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