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3~7일) 증시는 경기 둔화세와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이른바 '1월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1월 효과란 새해 기대심리로 인한 랠리를 뜻한다. 자동차·반도체 등 대형 경기민감 수출주부터 콘텐츠·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까지 다양하게 추천됐다.
작년 한 해 주식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순이익이 127% 급증했지만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주가 조정이 거칠게 발생하는 현상은 경기둔화와 Fed의 긴축이 동시에 나타난 해의 특성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34.78포인트(1.15%) 하락한 2977.6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2021년 증시를 끝내 3000선 밑에서 마감한 것이다. 지수는 배당락일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기관의 강한 순매수세에 힘입어 3000선을 회복했지만 배당락 당일 다시 원상복귀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기관과 외국인이 1조 가까이 팔아치우며 소폭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주보다 올랐다. 지수는 지난 30일 전부 대비 26.56포인트(2.64%) 상승한 1033.98선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1000선을 밑돌았지만 22일 다시 1000선을 회복해 폐장일까지 상승폭을 조금씩 키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주보다 0.05% 떨어진 15644.97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5% 오른 4766.18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08% 상승한 36338.30에 마감했다. 증권가 코스피 최대 3100선 제시…외인 수급이 핵심증권가는 코스피지수가 이번 주 최대 3100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코스피지수 밴드로 2870~3110선을, 신한금융투자는 2900~3150선을 제시했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수급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를 감안할 때 1월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달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을 보면 개인과 기관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말 배당수익을 노린 금융투자의 매수 차익잔고는 이달 초부터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고 작년 초 증시의 동력원이었던 개인 수급도 불안한 금융여건 등으로 완충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금 잔고는 시중금리 상승과 맞물려 줄고 있는 추세다.
결국 관건은 외국인의 수급이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달러의 완만한 약세가 전제돼야 하는데, 오미크론 우려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는 만큼 달러가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이는 신흥국 중심의 제조업 생산 차질 완화를 반영한 움직임"이라며 "과거 대규모 순매도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 패턴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4~10조원 추가 순매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3회 금리인상을 공식 예고했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 인덱스의 상방은 오히려 제한되고 있다"며 "오미크론 우려에도 주요국의 전면 봉쇄가 없다는 점과 중국 정부가 부양기조를 조금씩 내비치고 있다는 점, 국내 증시와 환율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현저히 낮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외인 선호' 대형주 비중 확대… 리오프닝 관련주도 부각대형 이벤트인 '대선'도 지수 방향성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코스피지수는 대선이 있기 2개월 전부터 절대·상대 수익률 상승 궤적을 보여왔다. 이달부터는 여야 정당 정책이 구체화되는 등 본격 대선 영향권에 돌입할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상대수익률은 평균보다 -1 표준편차까지 하락한 뒤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반도체 주가 회복과 우리나라 대선 이벤트를 거치며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선진국과 대비해 소외되는 상황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규모 기업공개(IPO) 일정이 예정된 점도 지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대금 규모가 10조원을 웃돈다. 작년 공모대금이 20조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일시적인 영향력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대형주를 우선적으로 추천했다. 수급의 핵심을 외국인 투자자가 쥐고 있는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주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낙폭이 컸고 실적이 개선된 반도체, 운수 장비, 자동차, 유통, 운송 업종 등을 선호 업종으로 제시했다.
일부에서는 중소형 성장주에 주목했다.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르렀는지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조정 받았던 리오프닝 관련주와 중소형 성장주가 부각되고 있다. KB증권은 코스닥 업종에서 2차전지와 미디어·엔터·레저 등 부문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