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심상정, 깨끗한 사람…이재명과 단일화 가능성 '제로'" [청문청답]

입력 2022-01-07 11:08
수정 2022-01-07 11:43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이번 대선에서 과거에 비해 특히 많이 언급되는 단어, 바로 '청년'이다. 2017년 대선 당시 20대는 76.1%, 30대는 74.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했다. 후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락날락하고 춤을 추고 요리도 하며 청년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청년들은 영 진정성을 느끼기가 어렵다. 이대로 청년들의 미래를 후보들에게 맡겨도 되는 것일까? '청문청답.' 2030 청년 기자들이 각 후보의 청년 조직을 만나 '뒷담'을 나눴다. [편집자주]

"청년의 도전을 두려워하는 정치는 결코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총선·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 기준을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의결되자 청년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던 심 후보의 정치 행보를 봤을 때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는 발언이다.

비단 정치참여뿐만 아니라 청년정책의 측면에서도 심 후보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왔다.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우리 사회의 비주류로 여겨진 일부 청년들이 주류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심 후보가 바라본 청년세대의 어려움과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한경닷컴은 강민진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겸 청년정의당 대표를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만나 심 후보의 청년정책에 관해 들어봤다.


Q) 심상정 후보 선대위에 합류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A) 저는 정의당의 청년 당원들이 선출한 청년정의당의 대표입니다. 정의당의 일원이면서 책임도 맡은 사람이므로 자연스럽게 심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정의당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에서 지워졌을 목소리가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정의당이 우리 사회에 소외된 소수자를 위한 인권문제에 있어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유지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같은 법안도 국회에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논의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 때부터 제3정당이라는 어렵고 외로운 길을 꾸준히 걸어오신 분이자 중진 의원입니다. 그동안 사실 정의당이 작은 당이지만 심 후보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4선 의원까지 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랬듯 변절해서 민주당과 같은 거대 정당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도 정의당을 지켰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소수자를 위한 시선을 버리지 않고 꿋꿋한 길을 걸어온 존재는 정의당과 심 후보밖에 없습니다.

Q) 심 후보의 청년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못한 청년을 위한 정책'입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여느 세대보다 많은 노력을 했으며 능력도 갖췄습니다. 그런데도 일자리가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 집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은 결코 청년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심 후보 청년정책의 핵심은 결국 청년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국가가 직접 고용주로 나서 청년들의 질 좋은 공공 일자리를 책임지는 '청년 일자리 보장제'가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Q) 심 후보의 청년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소위 '큰 정부'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반감을 품는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적략은?

A) 작은 정부 방식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실패했다고 봅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대에 과연 국가가 역할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예컨대 공공병원이 부족해서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사망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국가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심 후보의 철학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내세우는 '자유'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택권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서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는 국가적인 안전망이 받쳐줄 때 누릴 수 있으므로 국가의 역할 확대는 시대적인 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심 후보 청년정책 중에서 이거 하나만큼은 꼭 알리고 싶다는 부분이 있다면?

A) 청년기초자산제라는 정책이 떠오릅니다. 부(富)의 세습이 이뤄지면서 사회의 불평등 또한 대대로 내려갑니다.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에 따라 청년이 누릴 기회의 폭 자체가 달라집니다. 청년기초자산제는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성인이 되는 모든 청년에게 3000만원의 기초자산을 제공하고, 미리 마련해놓은 기준에 따라 이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는 청년들이 받은 돈은 정부가 환수할 예정입니다. 재원은 상속세·종부세 등을 통해 마련하겠습니다. 흙수저 청년들에게 사회가 일종의 상속을 해주는 제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심 후보 청년정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A) 아무래도 지방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대부분 청년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끔 일자리와 문화 등의 영역에서 발생한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토 불균형 해소의 핵심은 청년이 머물만한 공간으로 지방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과 관련된 정책, 지역형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심 후보 선대위에서 '청년정의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A) 청년정의당은 지난해 4월에 출범했습니다. 채용비리 처벌법 제정을 위한 활동, 청년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대응 활동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 반대 활동 등을 펼쳤습니다. 다른 당의 청년 기구와 차별되는 부분은 실제 청년들이 의사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청년위원장의 경우 당 대표나 기성세대의 정치인이 임명하는 방식이 아닌 투표를 통해 선출합니다. 정당의 주류를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탓에 청년세대가 권한을 갖기 쉽지 않은데 정의당은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선대위를 꾸리면서 심 후보에게 정책을 제안하는 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젠더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심 후보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인가.

A) 아직 한국 사회는 완벽하게 성 평등 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여성 청년의 경우 성 평등 인식은 어느 세대보다 높지만 정작 현실을 여성으로서 겪는 채용차별, 경력단절 등의 위험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필요한 부분은 성 평등 정책입니다. 여성 청년들은 거대 양당 후보들을 보면서 어떻게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하느냐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성 평등에 역행하는 발언과 행보들을 보이면서 일부 남초 커뮤니티 여론만을 대변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청년들은 현명한 존재입니다. 젠더 갈등으로 여론이 호도되는 부분은 있지만, 청년들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 없이 소위 '안티페미니즘'을 하니 특정 당을 찍어야겠다고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심 후보는 한국형 모병제 공약을 발표하는 등 성 평등을 실현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남성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에서의 불만이 페미니즘에서 비롯된 것처럼 선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청년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없습니다.

Q)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은 외부에서 청년 인재를 영입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A) 양당의 외부 인재영입은 이미지 쇄신을 위한 모습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청년의 표를 얻을 수 없다고 봅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입된 인재들이 실제로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아 조직을 젊게 만들고, 당을 바꿀 수 있는 정도의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재영입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를 정치적 동료로 맞기 위해서는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한 데 양당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당의 체질은 그대로입니다.

Q) 인간 심상정'은 어떤 사람인가?

A) 치열한 분입니다. 정치환경이 소수정당에 가혹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미래를 위해 정의당을 지키고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의식이 투철하신 분입니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비교했을 때 정말 깨끗한 분입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포함해 권력욕을 실현하기 위해 무언가를 타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이 올곧은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는 점을 많은 국민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Q)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와 연대 가능성도 있나?

A) 이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씀드립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간에 심 후보가 몇퍼센트의 표를 득표하는지에 따라 정치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양당의 독주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사회의 변화를 이룰 수 없으며 시민의 목소리가 극에 달해야만 약간씩 움직이는 정치를 계속해서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 통해 다당제를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