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이번 대선에서 과거에 비해 특히 많이 언급되는 단어, 바로 '청년'이다. 2017년 대선 당시 20대는 76.1%, 30대는 74.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했다. 후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락날락하고 춤을 추고 요리도 하며 청년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청년들은 영 진정성을 느끼기가 어렵다. 이대로 청년들의 미래를 후보들에게 맡겨도 되는 것일까? '청문청답.' 2030 청년 기자들이 각 후보의 청년 조직을 만나 '뒷담'을 나눴다. [편집자주]
"청년세대가 얼마나 어려운지 기성세대가 제대로 못 보고 공감하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마이클 샌델 교수와 '공정'을 주제로 대담하는 과정에서 했던 발언이다. 이 후보는 청년세대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공감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러 '인증 글'을 남기고, '고등학교 3학년' 유권자인 남진희 양과 정예람 군을 민주당에 영입한 것은 이 후보가 청년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동시에 여성혐오 내용이 담긴 한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일독을 권유하고 자녀의 도박, 성매매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청년세대를 위한 행보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후보가 바라보고 있는 청년세대의 어려움과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한경닷컴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은 민주당 청년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홍서윤 대변인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만나 이 후보의 청년정책에 관해 들어봤다.
Q)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A) 개인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을 맡기 전부터 청년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이 후보가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부터 청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꼈고, 후보께서 보여준 문제의식에 공감했기 때문에 선대위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Q)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청년을 위해 펼친 정책 중 어떤 부분에서 공감했나?
A) 역시나 청년 기본소득 사업의 효과에 눈길이 갔습니다. 청년 기본소득 사업의 경우 이미 경기도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으며 많은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습니다. 과거 청년이 누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4대 보험 외에는 전혀 없었는데 이 후보가 내세운 청년 기본소득이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실제로 증명됐다는 점에서 공감을 느꼈습니다.
Q) 이 후보의 청년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 '새로운 세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입니다. 대표적인 청년정책인 '기본 시리즈'를 밑바탕에 깔고 그 위에 육아·프리랜서 정책 등이 얹혀지면서 다층적인 형태로 사회안전망이 구축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는 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청년정책을 내놓고자 계속해서 노력 중입니다.
Q) 대변인 입장에서 이 후보 청년정책 중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A) 거시적인 측면의 정책들이 많다 보니 실제 청년들이 정책의 효능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한 디테일한 측면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메시지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예컨대 이재명 정부에서 '어떻게 청년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청년들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의 부분을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Q) 고등학생인 남진희 양과 정예람 군 등 '만 18세' 유권자를 겨냥한 고등학생 영입 러쉬도 있었는데 대선에서 청년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A) 최근 청년, 그중에서도 10대 후반의 유권자들이 사회 문제에 보이는 관심은 엄청납니다. 이 세대는 세월호 이슈를 아주 어릴 때 보고 있었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촛불을 든 채 거리로 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모습도 지켜봤습니다. 이미 정치 참여의 체득이 이뤄진 세대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는 분명 필요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이 영입된 청년 인재들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연히 표심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최소한 '10대 유권자' 그룹에는 분명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젠더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청년들에게 지지를 얻을 묘책은?
A) 젠더 갈등의 본질은 세대 내에 존재하는 격차, 즉 박탈감입니다. 그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후보는 항상 이 지점에서 고민합니다.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성별을 떠나 다양한 그룹에 속한 청년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성별을 분리하는 게 아닌 '청년'이라는 하나의 범주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2030 여성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데 저를 비롯한 청년선대위 내부에서도 이 부분에 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청년선대위의 목소리를 듣기는 잘 들으시는데 움직임을 기민하게 가져가지 못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이 후보 자신도 바꿔나가고 싶어 하십니다.
Q) 이 후보 아들 논란이 터지면서 청년 세대의 비판이 일기도 했는데.
A) 대응 자체는 좋았다고 봅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과 비교되기도 했는데 성인인 자녀의 문제를 부모가 정치인이라고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도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의적인 측면에서 사과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메시지는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Q) 대변인이 본 '인간 이재명'은 어떤 사람인가?
A) 경상도 아저씨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무뚝뚝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세밀하게 접근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분입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태도를 항시 보여주기 때문에 '정말 명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단편적인 사진이나 영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런 모습이 잘 도드라지면 좋겠습니다.
Q)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도 활동했는데 두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A) 저를 사지로 내모는 건가요.(웃음) 문 대통령은 진중한 원칙주의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면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유연합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소통과 경청의 필요성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실천으로 옮긴다는 것입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