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올해의 키워드 ‘재테크’, 2030세대 주식·코인 아닌 '이것'에 몰렸다

입력 2021-12-31 09:57
수정 2021-12-31 09:58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2021년에 대표되는 키워드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재테크’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재테크 바람은 주식, 비트코인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 이어졌다. 올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근로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물가 상승에서 살아남기 위해 2030이 선택한 재테크는 무엇이었을까.

NFT시장 열리며 미술품까지 거침없이 투자
일반화된 사회 인식, 고정관념을 그대로 답습하며 형태가 확실한 실물 상품이나 숫자에만 집중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2030세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 가치까지 고려해 거침없이 투자에 나선다.

2030세대는 실제 예술작품이 아니라 소유권에 투자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훼손되지 않는 상품의 가치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투자다. 투자를 하면서 개개인의 취미 향유가 가능하며, 추후 가치 상승이 있을 경우 높은 차익 실현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투자 유형이 바로 대체불가토큰(NFT)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NFT는 2030세대의 열띤 관심과 더불어 위·변조가 불가하다는 점, 무한한 확장성으로 침체된 예술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NFT 인기로 산업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NFT 시장은 지난 2018년 4000만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3억4000만달러 규모로 8.5배 이상 성장했다. SK증권은 올해 NFT 시장 규모가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트테크', '조각투자' 트렌드 모두 NFT의 일환이다. NFT를 활용해 미술 작품의 소유권 지분을 분할 거래하고, 추후 작품의 가치 상승이나 전시 결과에 따라 차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나이키의 '크립토킥스' 라인이나 브라이틀링의 '탑 타임 리미티드 에디션' 등 NFT를 접목한 패션 제품의 리셀 테크(리셀+재테크)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공격적인 퇴직연금 운용
퇴직연금 운용에 있어서도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16일 발간한 ‘MZ세대의 은퇴인식과 퇴직연금 운용 트렌드’ 보고서에서 만 25∼39세(1982∼1996년생) 직장인 중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 1천명을 조사한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2030세대 직장인의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은 37.6%로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전체 평균인 21.8%를 웃돌았다. 전체 가입자 평균과 비교해 MZ세대는 더 투자 지향적이고, 총 자산규모가 클수록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퇴직연금 운용 방향은 실적배당상품 운용을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이 60.8%에 달했다.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 운용을 선호하는 비율은 39.2%였다. 최근 2년 이내에 DC형 퇴직연금에서 실적배당상품 위주로 자산 배분을 변경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8%였다. 이 가운데 37%가 수익률 7.5% 이상을 달성했지만, 자산 배분을 변경하지 않은 응답자의 45.6%는 2.3% 미만의 낮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청약 신청에 몰린 인원 중 약 절반이 MZ세대
KB증권에 따르면 2030세대 개인고객 수는 2020년 9월 말 128만명에서 올해 9월 초 211만명으로 65% 늘었고, 이 기간 신규 개설 주식계좌 273만좌 중 약 48%가 2030세대의 신규 계좌개설로 나타나기도 했다.

공모주 청약에서도 2030세대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성증권을 통한 카카오페이 공모에 약 81만7000건의 청약이 몰렸는데 이중 44%가량이 2030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기성세대의 비중이 크지만 MZ세대의 경우 가상화폐나 해외주식 등에 투자하는 등 과감한 행보가 특징적"이라며 "투자 문턱을 낮춰 MZ세대가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편투자 플랫폼에 2030세대 몰려
간편투자 플랫폼 ‘핀트(fint)’는 직접투자에 피로를 느낀 2030세대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핀트에 따르면 20만 원 이상을 입금해 투자일임을 운용중인 고객 중 약 8%가 평균 56일이 지나면 투자 성향을 변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투자 성향을 변경한 고객 중 성장투자형에서 공격투자형으로 변경한 사례가 약 33%에 달했으며, 균형투자형에서 성장투자형으로 변경한 고객이 약 22%로 뒤를 이었다. 핀트의 투자성향은 안정, 균형, 성장, 공격 4단계로 나뉜다.

실제로 핀트를 통해 재테크를 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핀트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비대면 투자일임이라는 용어도 생소하고 처음해보는 투자여서 성장투자형으로 시작했는데, 몇 개월 운용되는 결과를 보고 신뢰가 생겨 공격투자형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