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확진자 172만명 최다…파우치 "내달말 오미크론 정점"

입력 2021-12-30 18:02
수정 2021-12-31 00:59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쓰나미에 힘겨워하고 있다. 하루 동안 세계에서 신규 확진자가 170만 명 넘게 보고돼 역대 최대 기록을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후 가장 많은 환자를 보고했다.

30일 미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일 172만 명 늘었다. 이틀 전 기록한 역대 최대치(144만 명)를 또다시 경신했다.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도 105만 명으로 13만 명 증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함께 유행하는 쓰나미가 올 것”이라며 “이런 쓰나미가 지친 의료 종사자와 붕괴 직전인 의료 시스템을 압박하고 삶과 생계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은 29일 신규 확진자가 48만9267명, 1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30만88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만 1초에 3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하루 늦게 집계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통계에선 1주일간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가 27만7241명(28일 기준)으로 확인됐다. 미국 공식 통계로도 올해 1월 11일 최대 기록(25만435명)을 넘어 역대 가장 큰 유행 규모를 보고했다.

프랑스에선 29일 신규 확진자가 20만8099명 보고돼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과 델타가 함께 덮치는 두 개의 해일에 직면했다”고 했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도 각각 18만3037명과 9만8030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포르투갈에선 하루 2만6867명이 확진됐다. 모두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중남미에선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의 확진자가 최대치로 급증했다.

최근 들어 소강상태이던 일본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2명으로 집계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일본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은 10월 16일 이후 74일 만이다.

미국 호주 등에선 진단키트가 동났다. 약국 판매 키트가 부족해지자 영국 정부는 국민에게 “필요한 양만 주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1만462명으로 한 주 전보다 48% 증가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일부 의료기관 중환자의 90%가 부스터샷 미접종자”라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 1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든 지표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중증도가 낮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입원 환자가 적더라도 확진자가 급증하면 의료 체계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