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코로나 확진자 하루 만에 172만명 늘어…역대 최다

입력 2021-12-30 15:18
수정 2022-01-29 00:01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쓰나미에 시름하고 있다. 하룻동안 세계에서 확진자가 170만 명 넘게 보고돼 역대 최다 기록을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후 가장 많은 확진사례를 보고했다.

30일 미 존스홉킨스대에서 운영하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9일 하루동안 172만 명 증가했다. 이틀전 기록한 역대 최다 기록(144만 명)을 또다시 경신했다.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도 105만명으로 하루 만에 13만 명 늘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델타와 오미크론이 함께 유행하는 쓰나미가 올 것"이라며 "이런 쓰나미가 지쳐있는 의료 종사자와 붕괴 직전인 의료 시스템을 압박하고 삶과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각국이 확진자 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은 29일 하루 확진자가 48만9267명,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30만88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만 1초마다 3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하루 늦게 집계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통계에선 1주일 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7만7241명(28일 기준)으로 확인됐다. 이전 최다치는 올해 1월 11일 25만435명이었다. 전날 하루 확진자가 44만 명을 넘어서며 최다 기록을 다시 쓴 데 이어 1주일 평균 확진자도 이전 유행 규모를 넘어섰다.

유럽 각국에서도 환자가 급증했다. 프랑스에서는 29일 하루 동안 확진자가 20만8099명 보고돼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과 델타가 함께 덮치는 두 개의 해일에 직면했다"고 했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도 각각 18만3037명과 9만8030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포르투갈에선 하루 2만6867명이 확진됐다. 모두 코로나19 유행 이래 가장 많은 환자수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다시 번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의 확진자가 최고치로 급증했다. 일본에서도 하루 환자가 502명으로 집계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고했다. 최근 들어 소강 상태였던 일본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은 10월 16일 이후 74일 만이다.

확진자 추적을 위해 검사를 확대한 뒤 미국 호주 등에선 진단키트가 바닥났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진단키트가 부족해지자 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양만 주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에서 입원 치료받는 확진자는 1만462명으로 한 주 전보다 48% 증가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일부 의료기관 중환자의 90%가 부스터샷 미접종자"라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 1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든 지표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중증도가 낮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안심해선 안된다"고 했다. 입원 환자가 적더라도 확진자가 급증하면 의료 체계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