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오징어게임' 딱지남에서 '고요의바다' 캡틴까지 [인터뷰+]

입력 2022-01-04 11:31
수정 2022-01-04 11:32


2021년은 공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 '서복'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를 선보인 후 '고요의 바다'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공유는 각각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캐릭터의 비중과 관계없이 새로운 도전을 택한다는 점에서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고요의 바다'는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기지였으나 5년 전 영구 폐쇄된 발해기지, 달의 한 가운데 고요의 바다라 불리는 곳에 특수 임무를 받은 정예 대원들이 출발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유가 연기한 한윤재는 우주항공국 최연소 탐사 대장이다. 어렵고 중요한 프로젝트에 늘 이름을 올리며 항공국의 '레전드'로 불릴 뿐 아니라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자기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다. 대원들은 모르는 임무의 비밀을 혼자 간직한 채 기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송지안(배두나) 박사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극을 이끈다.

공유는 "'고요의 바다'의 메시지는 굉장히 인문학적"이라며 "식수가 고갈돼 아픈 딸에게 먹일 물을 구하기 위해 우주선에 승선한 윤재를 통해 다음 세대를 위한 지금 세대의 희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고요의 바다'에 대한 엇갈린 반응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르적인 부분에 대한 기대감의 간극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전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것들과도 다르고, 하고자 하는 얘기도 달랐고요. 사실 이 작품을 찍는 초반만 하더라도, 이렇게 (한국 콘텐츠가) 난리가 날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이런저런 결과를 보며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수치가 작품의 절대적인 가치가 되진 않았으면 해요. 1등을 하려고 작품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고요의 바다'를 촬영한 후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샤워할 때 물도 아끼게 됐다"며 "이전엔 겨울에 씻을 땐 추우니까 따뜻한 물을 미리 틀어놓고, 온기를 채우고 샤워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작품을 찍고 나니 그런 습관적인 행동을 주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팬이 이 드라마를 보고 저와 똑같은 얘길 하는걸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복제인간을 다룬 '서복'과 '고요의 바다'까지 최근 공유의 라인업을 보면 인간과 기술,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이런 성향은 공유의 개인적인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다. "배우로 작품을 통해 연기하는 시간을 통해 고민하는 부분들을 실제로 행하고, 느끼고, 채우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나만의 다른 관점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했다.

"인류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발전 영역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아직도 확답은 못할 거 같아요. 저 역시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환경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거 같고요. 개개인의 소신과 신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불특정 다수가 맞다는 것에 우르르 몰려다니기보단 확실한 철학, 신념을 갖고 살아야죠."

'고요의 바다' 출연에 앞서 공유는 넷플릭스 역대 흥행 1위, '왕좌의 게임' 10년 유튜브 스트리밍 횟수를 8주 만에 뛰어 넘은 세계적인 흥행 콘텐츠 '오징어게임'에 특별출연했다. 참가자들을 목숨을 건 게임의 세계로 이끄는 '딱지남'으로 깜짝 출연한 것.

'도깨비', '부산행' 등을 통해 이미 일찌감치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던 공유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월드 와일드 '딱지남'이 됐고, '고요의 바다'를 통해 정의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인 공유는 최근 이런 흐름을 통해 글로벌한 배우로 언급되고 있다.

"해외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는 공유는 "가끔 아무런 설명 없이 사진을 올리는 게 다인데 그 조차도 팬들이 좋아해 주신다"며 "새로운 세상에서 각자의 언어로 저에게 얘길하는 걸 보면서 '이런 피드백을 접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올해 첫 계획은 '낚시'를 꼽으며 수수한 매력을 뽐냈다.

"올해 '오징어게임' 우정 출연과 '고요의 바다' 출연이 저에겐 가장 보람된 일이었더라고요. 제가 큰 도움을 받은 거 같아요. 새해 계획은 따로 없어요. 일단 급한 일이 마무리되면 낚시를 가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