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일정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페미니즘 성향 인사들 사이에선 “이 후보가 ‘이대남(2030남성)’을 의식하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말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노혜경 시인은 29일 자신의 SNS에 “김남국은 자기 정치(자기의 기반이라 믿어마지 않는 안티페미 이대남들에게 잘보이는 일)를 위해 대선 국면에 개입하고 있다”며 “한표라도 아쉽고 두려운 이재명 후보가 김남국의 말에 휘둘리는 것 자체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썼다.
노 시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을 지내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19년 10월에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앞서 지난 27일 CBS 유튜브 채널인 ‘씨리얼’은 SNS를 통해 이 후보 출연 사실을 알렸다. 이후 ‘디시인사이드(디씨)’ 등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씨리얼은 '페미 채널'인데 이 후보가 왜 출연하느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은 28일 디씨에 글을 올려 “여러분들께서 주신 의견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누락 없이 일정 담당하시는 선배님께 꼭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이 후보의 씨리얼 출연 일정은 보류됐다.
노 시인은 “김남국이 해서는 안될 짓을 하는 중임을 다들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후보가)김남국을 다스리지 못하면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를 방치하는 셈이 될 듯”이라고 했다.
김 의원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갈등하는 요인이 됐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빗댄 것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