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70일 앞둔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2개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이준석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이탈 이후 빚어진 내홍과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 허위경력 논란 등이 윤석열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다자 대결을 실시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42.4%, 윤석열 후보 34.9%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7.5%포인트로,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이다.
또한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서도 이재명 후보 37.4%, 윤석열 후보 29.3%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1%포인트로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이다.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는 등 '원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내홍을 앓고 있는 게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이준석 대표가 "단 하나의 미련도 없다"며 선대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뒤로부터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건희 씨 허위경력 논란도 '공정'을 최대 가치로 삼았던 윤석열 후보에게 틀림없는 악재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김건희 씨가 과거 대학에 제출한 교수 임용 지원서에 사실과 다른 이력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김건희 씨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단행했지만, 좀처럼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두 후보는 최근 지지율 흐름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골든 크로스라기보단 데드 크로스로 판단된다"고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지지율 양상의 원인이 민주당의 상승세가 아닌 국민의힘의 하락세일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 역시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윤석열 후보 측에 중도층의 지지가 더 많이 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1등을 했다면 문제가 다르겠지만, (윤석열 후보로부터) 떨어져 나간 중도층의 지지가 이재명 후보에게 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기관이 조사한 유권자의 정치적 이념 성향을 보면 스스로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30% 정도 된다. 그 사람들은 윤석열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스윙보터(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적 성격이 강한 중도층은 지지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충성도가 굉장히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정 지점에서 (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